러, 북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에 “자위권 행사” 두둔

워싱턴-박재우 parkja@rfa.org
2025.01.09
러, 북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에 “자위권 행사” 두둔 유엔 회의실에서 발언하고 있는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의 모습.
/로이터통신

앵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돕기 위해 북한이 파병한 이후, 러시아의 노골적인 북한 옹호가 유엔 안보리에서도 이어졌습니다. 러시아는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를 두고 '자위권 행사'라고 주장했습니다.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8일 북한의 극초음속미사일로 알려진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시험 발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한국과 미국, 일본 등의 날선 비판도 이어졌지만, 이날 참석한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이번 회의가 개최된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네벤자 대사] 이번 회의를 주도한 이들은 북한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을 조성하려는 의도가 있으며, 오래된 제재 조치를 유지하고,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지역에서 취한 공격적 조치를 정당화하려 하고 있습니다. 평화와 안보를 유지하기 위한 독특한 임무를 가진 안보리가 정치적 해결책을 모색하기보다는 선전 및 정치적 대립의 도구로 이용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네벤자 대사는 북한의 행위를 옹호하며, 이를 ‘자위권 행사’로 규정했습니다.

 

[네벤자 대사] 북한 지도부는 국가의 주권을 지키고 안보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완전한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동시에 한미군사 훈련을 강하게 비판하며, 이를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러시아의 이러한 북한 두둔은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을 위해 러시아에 파병된 이후 더 노골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위반 사안을 조사 해 온 '전문가패널'은 지난해 4월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15년 만에 해산되기도 했습니다.

 

이에 반해, 중국은 형식적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모든 당사국의 공통 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날 중국 유엔 대표부 관계자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군사 동맹 강화가 오히려 지역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러시아 파병으로 맺어진 러북 밀착과 이로 인해 냉랭한 북중 관계가 간접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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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4월 2일 새로 개발한 극초음속 활공비행 전투부를 장착한 새형의 중장거리 고체탄도 미사일 '화성포-16나' 형의 첫 시험발사를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TV가 지난해 4월 3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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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네벤자 대사는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에 대한 비판에 대해 직접적인 반박은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주권 국가들 간의 합법적 협력”이라는 표현으로 이를 일축했습니다.

 

특히 이날 네벤자 대사는 발언을 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생일을 축하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네벤자 대사] 우리는 북한 지도자가 오늘 생일을 맞이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북한 친구들에게 축하를 전합니다.

 

북한 내부에서는 김 위원장의 생일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거나 기념하지 않고 있지만, 대내외적으로 이날이 생일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 자리에는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는 북한의 최근 탄도미사일 발사는 북한이 러시아 파병으로 벌어들인 ‘피 묻은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 보여준다고 비판했고, 김성 유엔 주재 북한 대사는 자위권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지난 6일 신형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는데, 조선중앙통신의 주장에 따르면 이 미사일의 속력은 음속의 12배이며, 1500㎞ 거리를 날았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 편집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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