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파병 북한군, 식량 부족에 불만 커”
2024.12.04
앵커: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된 북한 군인들이 제공되는 식량이 부족해 불만이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GUR)은 4일 자신들의 웹사이트에서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 군인들의 식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러시아 장군이 쿠르스크 지역에 파견됐다고 밝혔습니다.
정보총국은 해당 지역에 배치된 북한 군인들 가운데 충분한 양의 식량이 제공되지 않아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러시아 당국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러시아 레닌그라드 군사지역 자원공급 담당 부사령관인 메블류토프 소장을 쿠르스크 지역으로 파견했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장군은 현장에서 북한 군인들에게 러시아군 제11공수강습여단의 식량 비축물에서 개인 배식을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소개했습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정보총국은 러시아의 북한 병력 배치가 계속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군 제92 및 제94특수부대 소속 군인들이 쿠르스크 지역에서 전투에 참여하고 있는 러시아군 제22 기계화보병연대, 제810 독립해병여단, 제11공수강습 여단에 배치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안드리 체르냐크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 대표는 지난 2일 자유유럽방송(RFE/RS) 산하 ‘라디오 자유’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북한군 1만 1천 명 가운데 2천 명이 러시아 부대에 배치됐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체르냐크 대표는 북한군 2천 명은 러시아 해병 여단과 공수 사단에 배치되어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김용현 한국 국방장관도 지난 28일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독립 편제가 아닌 러시아군과 혼성 편성돼 참전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
김 장관은 러시아군 1개 중대 당 북한군 1개 소대가 편성됐다는 첩보를 확인했다며 이는 파병된 북한군이 러시아군의 주도하에 전쟁을 치른다는 의미가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미 국방부 대변인은 파병 북한군이 식량부족에 불만이 크다는 우크라이나 정보총국의 발표에 대한 RFA의 논평요청에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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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우크라이나군 산하 전략소통센터 및 정보보안센터(SPRAVDI)는 4일 한 한국인 남자가 파병 북한군들의 투항을 촉구하는 영상을 소개했습니다. (위 동영상 참고)
영상은 소형전술차량인 ‘험비’를 배경으로 군복을 입고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해 눈만 보이는 한 한국인 남자가 한국말로 파병 북한군인들에게 투항을 촉구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한국인 남자는 강제로 동토의 땅에 오게 된 북한 주민 여러분께 알린다며 자신은 남한에서 온 한국인으로 자의로 우크라이나군에 입대했고, 현재 3년째 우크라이나를 위해 러시아를 상대로 참전 중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남자] 김정은과 그의 일가, 그리고 일부 부유층 일가들은 지금도 사치스러운 삶을 살고 있지만 보통의 북한 인민들은 추위와 굶주림에 고통받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그들을 위해 일방적으로 희생되고 있을 뿐입니다. 여러분은 두려움과 추위, 굶주림 속에 살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삶을 스스로 만들어낼 자유와 권리가 있습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을 보면 무기를 버리고 손을 들어 항복의 의사를 표하라고 촉구했습니다.
[한국 남자] 우리는 여러분을 해치지 않습니다. 우린 여러분께 음식과 집, 돈, 그리고 직업을 드릴 것입니다. 여러분의 희망에 따라 다른 나라로 망명의 기회를 드릴 수도 있습니다. 스스로 김정은의 노예가 되지 마십시오. 스스로 여러분의 자유를 위해 해방의 길을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 3월 우크라이나군에 용병으로 참전한 한국인은 15명이며 이 중 5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당시 발표한 ‘우크라이나 지원 외국 용병 현황’ 자료에서 2022년 2월 24일 개전 후 우크라이나군에 용병으로 참전한 외국인은 1만 천387명이며, 이 가운데 5천962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상민 입니다
에디터 조진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