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남한의 박근혜 대통령은 "전쟁 중에도 대화는 필요하다"면서 남북한 당국이 만나서 책임 있는 자세로 진정성 있는 대화를 나눌 것을 촉구했습니다. 또한 5.24 대북제재의 해제 문제도 남북이 만나서 대화로 풀어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취임 후 처음으로 5.24 대북제재 조치를 언급하며 대화를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같은 발언은 7일 서해 북방한계선 침범과 10일 대북전단에 대한 고사총 발사 등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북측의 행동이 잇따른 가운데 나왔습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통일준비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최대 현안인 5.24 문제 등도 남북한 당국이 만나서 책임 있는 자세로 진정성 있는 대화를 나눠 풀어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전쟁 중에도 대화는 필요하다는 말이 있듯이 한반도 긴장 완화와 평화 정착을 위해서는 대화가 지속되어야 합니다. 고위급 접촉을 남북관계 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5.24 문제를 대화를 통해 풀자는 발언은 이미 남측 정부의 고위급 당국자들에 의해 자주 나온 바 있지만, 박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것은 2013년 2월 취임 후 이번이 처음입니다. 인천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오랜만에 만들어진 남북간 대화 분위기를 되살리기 위한 시도로 풀이됩니다.
지난 4일 북측 황병서 총정치국장 일행이 인천을 찾았을 때 남북 양측은 오는 10월말에서 11월초 사이에 제2차 고위급 접촉을 갖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이후 서해 북방한계선 침범이나 고사총 발사와 같은 북측의 긴장 조성 행위가 있었지만, 북측도 “대화의 판을 깨자는 태도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서울에 있는 정부 관계자는 말했습니다. 북측은 12일 ‘고위급 접촉 북측 대표단 대변인 담화’에서 “제2차 북남 고위급 접촉도 일정에 올라 있다”며 인천에서 이뤄진 합의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하지만 대화가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문제 풀기 과정의 시작일 뿐”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5.24 제재를 어떤 방식으로 해제할 것이냐는 숙제가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대통령도 “책임 있는 자세”로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정부 관계자는 말했습니다. 북측의 적절한 조치가 없는 상태에서 남측이 먼저 5.24 제재를 해제할 순 없다는 뜻을 박 대통령이 간접적으로 밝힌 셈이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합니다.
적절한 조치 또는 책임있는 자세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지에 대해서는 당국자들도 입을 다뭅니다. 하지만 남북문제 전문가들은 천안함 사건에 대한 북측의 직간접적인 사과 등이 5.24 제재의 해제를 위한 전제조건이라고 풀이하고 있습니다.
5.24 대북제재 조치는 천안함 사건 발생 2개월여 뒤인 2010년 5월 24일 실시됐습니다. 중요 내용은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 교역의 중단, 대북 신규 투자 불허, 인도적 지원을 제외한 대북 지원사업 보류, 북측 선박의 남측 해역 항해 불허, 남측 국민의 방북 불허 등입니다.
지난 4년여 기간 동안 제재는 상당 부분 완화됐지만, 제재의 핵심인 교역 중단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5.24 이전에 북한은 남한과의 교역을 통해 연간 3억달러 가량을 벌어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