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향후 대북제재, 새 대북정책과 같은 궤”

워싱턴-이상민 lees@rfa.org
2021.02.22
국무부 “향후 대북제재, 새 대북정책과 같은 궤” 지난 2004년 6월 북한 금강산에서 관광을 하고 있는 남한 관광객들.
/AP

앵커: 미국 국무부는 대북제재 틀 안에서 금강산관광을 재개하고 철도·도로 등 공공인프라 영역의 제재도 해제해야 한다는 한국 이인영 통일부 장관의 발언과 관련해 향후 대북제재는 새로운 북한정책과 궤를 같이 할 것(align)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인영 장관은 지난 20일 미국 하와이대 한국학연구소 주최로 열린 화상토론회에 참석해 대북 인도주의 협력과 관련해 금강산 관광 문제를 언급하며 "국제사회가 제재의 시각을 유연하게 바꿨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단체관광이 아니라 개별적 방문 형태라면 인도주의에 부합하기도 하고, 제재 대상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일 것"이라며 "코로나19 상황이 완화되면 금강산에 대한 개별방문부터 재개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어 남북 철도·도로 협력을 예로 들며 “보건의료협력과 민생협력이 어느 정도 활성화되면, 지금은 유엔이 제재를 적용하고 있는 비상업용 공공인프라 영역 정도는 제재를 풀어주는 데 국제사회가 공감대를 형성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실은 22일 이 장관의 이 발언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요청에 북한을 억제하고 북한의 도발과 무력사용을 막으며, 북한이 가장 위험한 무기프로그램을 손에 넣지 못하도록 제한하며 무엇보다 미국인들과 미국의 동맹들의 안전을 유지하는 것은 미국의 중대한 관심사항이라고 밝혔습니다. (The United States has a vital interest in deterring North Korea, defending against its provocations or use of force, limiting the reach of its most dangerous weapons programs, and, above all, keeping the American people and our allies safe.)

그러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현 대북제재 체제(regime)들을 검토해 광범위한 (새로운) 북한 정책과 궤를 같이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The Biden Administration will review the current sanctions regime and align its sanctions approach with its broader North Korea policy.)

이러 가운데 윌리엄 뉴컴 전 유엔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 위원은 2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 장관의 발언과 관련해 과거 한국인 한명이 금강산 관광 중 살해당했고 금강산 관광이 처음 시작할 때의 속성(original nature)을 볼 때 금강산 관광이 인도주의에 부합하다는 말은 믿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비상업용’ 공공인프라 영역은 제재를 풀어주면 좋겠다는 발언과 관련해서 대북제재의 근간인 유엔 헌장 7장 41조에는 제재대상을 ‘상업적’인 문제로 제한하는 표현이 없다면서 이 헌장의 해석은 비상업적인 조치들도 국제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데 관련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유엔헌장 7장 41조는 안전보장이사회가 평화를 위협한다고 생각되는 상황을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지 결정하고 유엔 회원국에 이를 따르도록 요청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제재조치로 철도, 해상, 항공, 우편, 전보, 전파 등 모든 통신수단에 대한 부분적 또는 전면적인 통제를 비롯해 경제 및 외교관계 단절까지를 포함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닐 와츠 전 유엔 대북제재위 전문가단 위원은 2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남북 철도 협력과 관련해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잠수함 제작 기술로 사용될 수 있는 기계부품 이전(machinery transfer)이라고 밝혔습니다.

와츠 전 위원은 특히, 잠수함에 동력을 공급하는 데 사용될 수 있는 디젤(Diesel) 전기 기관차가 문제라면서 구 유고슬라비아에서 기관차 생산 공장이 유고슬라비아 자체 잠수함에 사용되는 추진전동기(propulsion motors)를 생산했고 이 잠수함기술이 북한으로 넘어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런 까닭에 남북 철도협력이 북한의 핵프로그램 개발을 직접 지원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며 철도협력 사업을 허용하기 전에 상당히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해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금강산 관광이 인도주의에 부합하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는 소리라며 인도주의 지원은 식량, 의약품 등 사람들의 생존(well-being)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을 말한다고 밝혔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이런 인도주의 지원은 유엔과 미국의 제대대상이 원래 아니었고 미국과 한국은 북한에 이런 실질적인 인도주의 지원을 제안해왔지만 북한이 거절해왔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미국 워싱턴DC 소재한 법률회사(GKG law)에서 재무부 해와자산통제실의 제재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올리버 크리스칙 변호사는 2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바이든 미 행정부와 한국 정부가 대북제재 정책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흥미롭다고 말했습니다.

크리스칙 변호사: 금강산 관광과 남북철도∙도로 협력은 미국과 한국의 대북제재 전략의 일환으로 미국과 유엔 대북제재로부터 면제가 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는 현재 대북제재 면제를 받는 인도주의적 지원은 식량, 의약품, 의료장비 등으로 국한되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