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제재회피 방지위해 대북제재 대상 더 확대돼야”

워싱턴-지정은 jij@rfa.org
2021.09.10
“북 제재회피 방지위해 대북제재 대상 더 확대돼야” 지난 2010년 북한의 만수대 해외사업부가 공사를 맡아 완공한 아프리카 세네갈 다카르에 있는 '아프리카 르네상스 기념상'.
/연합뉴스

앵커: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교묘한 방식으로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확실한 증거가 뒷받침되는 개인이나 기업, 선박 등이 신속히 제재 대상으로 지정돼야 한다는 전문가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지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의 알라스테어 모건(Alastair Morgan) 전 조정관은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조정관으로 일할 당시 대북제재위와 유엔 안보리에 수많은 (북한 관련) 선박과 기업, 개인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할 것을 권고했다”며 “(아직) 이들을 대북 제재위가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지 않은 것은 유감” 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9일 미국 민간연구기관 C4ADS, 즉 ‘선진안보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북한 관련 선박들이 대북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선박 정체를 속이는 ‘선박 세탁’ 수법으로 밀거래에 관여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에서 언급된 선박 중 토고 선박인 ‘서블릭(Subblic)’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단이 여러 차례 제재 지정을 권고한 선박입니다.

서블릭 호는 2018년 2월부터 선박의 위치를 알리는 선박자동식별시스템(AIS) 전송을 중단한 채 다른 선박인 ‘하우저우168’호의 식별번호를 사용해 올해 6월까지 북한을 정기적으로 출입했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모건 전 조정관은 “확실한 (제재 위반) 증거와 기록이 있는 경우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지 않으면 유엔 안보리는 유엔 제재 조치를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엔 대북제재위 전문가단은 제재 지정 권고와 더불어 “(제재 회피를 위한) 북한의 속임수 패턴, 즉 행동 양식을 반복적으로 확인했다”며 “(더 많은 제재 지정을 위한) 여러 조치가 취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진행 중인 작업”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비영리 국제감시단체 ‘센트리’(The Sentry)의 미쉘 캔들러 크레치(Michelle Kendler-Kretsch) 조사관(Investigator)은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유엔 대북제재위 전문가단은 가장 최근 발간된 보고서에서 조선백호무역회사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할 것을 권고했다”며 미국과 유엔, 유럽연합이 이 권고를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센트리는 앞서 지난해 8월 보고서에서 북한 사업가 2명이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에서 건설회사 ‘콩고 아콘데 (Congo Aconde)’를 설립해 미국 달러를 벌어들인 정황이 있다며, 이 회사가 평양에 위치한 조선백호무역회사와 연관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콩고 아콘데 내부 문서에 등장한 회사 로고가 조선백호무역회사 로고 모양과 동일하고, 조각상이나 동상의 해외 수출 등 두 회사의 사업 분야가 일치한다는 설명입니다.

민주콩고 내 대북제재 위반 행위를 추적해온 센트리의 존 델오소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8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콩고 아콘데의 회사 국적 등이 다르게 표기돼 추적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델오소 연구원: (민주 콩고에서) ‘콩고 아콘데’ 사업을 지칭할 때, 회사 이름의 철자에서 알파벳 C와 K가 혼동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 이 회사가 계속 한국 기업으로 알려져 추적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6년 채택한 결의 2321호를 통해 북한이 동상을 해외로 수출하는 행위를 금지한 바 있지만 이 분야의 사업을 진행하는 조선백호무역회사는 여전히 제재 명단에 오르지 않았습니다. 

캔들러 크레치 조사관은 “동상 조달이나 건립 등 행위에 기반해 제재를 (실질적으로) 가하기는 복잡하다”며 “알려진 제재 위반 대상을 제재 명단에 추가하는 것이 이들을 국제 금융 체계에서 퇴출시키는 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조선백호무역회사와 관련해 유럽연합(EU) 대변인은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해당 회사는 유럽연합 제재 명단에 오르지 않았다”면서도 “유럽연합은 아프리카 등 여러 지역의 국가들과 자주 접촉해 이 국가들이 대북제재위 전문가단 권고 사항을 포함해 유엔 대북제재를 완전히 이행하도록 권고한다”고 밝혔습니다. (The EU engages in frequent outreaches to governments in different regions, including Africa, to encourage them to fully implement UN sanctions against the DPRK, including through the recommendations of the Panel of Experts.)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9일 유엔 대북제재위 전문가단이 권고한 조선백호무역회사 등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 논평 요청에 “모든 유엔 회원국들은 국제 평화와 안보를 지키기 위해 평화적 비핵화를 목표로 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북한이 훼손하지 않도록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All UN Member States must do more to prevent the DPRK from undermining the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aimed at peaceful denuclearization in order to protect international peace and security.)

기자 지정은,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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