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발사 실패에 북 간부들 공포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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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최근 발사한 군사정찰위성이 위성궤도에도 진입하지 못하고 서해로 추락한 소식을 접한 북한 간부들이 공포 분위기에 휩싸였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지난달 31일 평안북도 철산군에서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으로 발사했으나 엔진 고장으로 서해 추락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같은 날 발표했습니다.

중국 주재 북한의 한 무역 간부는 2일 ‘위성발사가 실패한 것을 아느냐’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질문에 “우리도 인터넷 뉴스로 보았다”며 “(북한)국가우주개발국이 위성발사 실패를 공식 인정한 것도 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그는 “발사되고 얼마 안돼 위성 궤도에 진입하지 못하고 서해로 떨어졌다는 뉴스를 보니 아까운 달러만 날려버렸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외화 낭비보다 더 무서운 것은 발사가 실패했으니 해당 책임으로 누구든 목 달아나지 않겠냐”며 “이런 일이 터지면 간부들은 본능적으로 공포부터 밀려온다”고 이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북한이 발사한 군사정찰위성은 최고지도자가 관심을 쏟고 있는 중요사업이어서 위성발사 실패는 누구든 책임져야 하므로 해당 간부나 기술자들 중에 누가 처형되고 출당, 철직될지 몰라 긴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3월 김정은 총비서는 국가우주개발국을 시찰하면서 “정찰위성의 개발과 운용의 목적은 남조선지역과 일본지역, 태평양상에서의 미제국주의 침략군대와 그 추종 세력들의 반공화국 군사행동 정보를 실시간 공화국 무력 앞에 제공하는 데 있다”며 5년 이내 다량의 정찰위성을 배치하도록 지시한 바 있습니다.

이어 지난달 18일 또 다시 국가우주개발국을 시찰한 김정은 총비서는 “현재 완성된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계획된 시일 내에 발사할 것”이라고 국제사회에 밝힌 바 있습니다.

같은 날 평안북도 국경사령부의 한 간부 소식통은 “지난달 31일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군사정찰위성이 발사되었으나 서해로 떨어진 사실을 간부들은 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평안북도에서 위성이 발사되고 서해바다에서 추락한 사실을 국경사령부와 국경군부대 간부들은 내적 자료로 통보되어 알고 있다는 것이 이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그는 이어서 “그런데 우주개발국이 빠른 기간 내에 제2차 위성발사를 단행하겠다고 전 세계에 발표하는 것을 보며 일부 군부대 간부들은 외화를 얼마나 낭비하려고 저러는지 모르겠다며 조용히 말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위성을 제작하고 발사할 때마다 날려버리는 외화의 일부만 풀어도 군인들의 피복과 먹는 문제는 물론 인민들의 식량문제가 해결되지 않겠냐”고 반문했습니다.

“특히 최고존엄이 틀어쥐고 내미는 위성발사 실패는 반드시 국가우주개발국의 간부나 기술자들 중에 누구에게 책임을 들씌우며, 그 책임은 추궁이 아니라 처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소식통의 지적입니다.

그는 “이번에 위성발사 실패에 이어 2차 위성발사도 실패할 경우 앞으로 얼마나 많은 간부들과 기술자들이 처형될지, 그 연대적 책임으로 출당 철직되는 간부들은 또 누구일지 몰라 간부들 속에서 공포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앞서 지난 1일 김여정 당 부부장은 ‘그 누구도 우리의 주권적 권리를 부정할 수 없다’는 조선중앙통신 담화에서 정찰 수단 개발에 더 큰 힘을 쏟아 부어야 하겠다고 역설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