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북, 우주발사체 자체제작땐 10월 재발사 어려워”
2023.08.25
앵커: 북한 우주발사체가 자체 제작한 것이라면 발사실패 원인을 고치는데 시간이 걸려 북한이 발표한 10월 재발사가 어려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밝혔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25일 북한이 전날 발사한 우주발사체 '천리마 1형'와 관련해 북한의 주장과 달리 2단 추진 단계에서부터 비정상 비행한 정황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5월 1차 발사 때는 2단 로켓의 엔진고장으로 실패했다고 밝혔으며, 전날 2차 발사에서는 "3계단 비행 중 비상폭발체계 오류가 발생해 실패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원인을 철저히 규명한 후 10월 3차 정찰위성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독일의 저명한 미사일 전문가인 로버트 슈머커(Robert Schmucker) 박사는 2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실패 원인을 찾아내기 위해선 가능한 모든 실패 유형(modes)을 평가해야 하는데 이것이 매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발사 디자인의 문제인지, 제조상의 문제인지, 통합기술의 문제인지 그 실패 유형을 찾아내는 것이 어렵다는 게 슈머커 박사의 설명입니다.
그는 특히, 북한이 우주발사체를 자체적으로 제작한 것이라면 실패원인을 찾는데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며 그렇다면 10월 재발사가 어려울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슈머커 박사: 북한이 스스로 만든 것이라면 문제의 원인을 찾아내는데 시간이 더 걸리고 더 많은 시험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외부에서 받은 것이라면 조립해서 발사하는 것이고 그 외부에서 실패 원인을 규명하는데 도와줄 것이라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을 겁니다.
그는 우주발사체 발사 실패는 개발 과정에 나오는 정상정인 절차이지만 그동안 탄도미사일 개발 과정에서 북한이 보여준 거의 완벽한 성공들을 볼 때 이번 실패는 의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탄도미사일 기술이 북한 외부, 특히 러시아에서 온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종섭 국방장관은 북한의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과 관련해 "중국이나 러시아의 조력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견에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충분히 그런 의심이 되는 부분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독일 미사일 전문가인 머커스 실러 박사는 2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그동안 장거리탄도미사일 발사에 성공했지만 탄도미사일 개발시 엔진 시험을 위해 미사일을 발사대에서 세워놓고 엔진을 점화하는 시험(static engine test)을 하는데 북한이 이를 하는 것을 한번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실러: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겁니다. 모든 나라들은 수십, 수백번의 시험을 합니다. 누군가 (북한을 위해) 시험을 한 것이겠죠. 북한 탄도미사일에 사용된 엔진은 어디선가 시험이 된 겁니다.
그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우주발사체를 만드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다며 북한이 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발사에 성공하면서 위성 우주발사체 발사를 연거푸 실패하는 것은 이상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실러: 이를 설명할 수 있는 가정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자신들이 만든 것이 아니라 누가 만들어 놓은 것을 가지고 온 것이고 우주발사체는 자신들이 직접 제작하고 있다는 겁니다.
미국 랜드연구소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2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러시아와 중국의 많은 기술이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 혹은 우주발사체에 사용됐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북한 과학자들이 우주발사체에서 러시아의 기술체계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해 이번처럼 발사가 실패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제프리 루이스 미들베리 국제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 교수는 2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자체적으로 우주발사체를 만들고 있다면서 성능이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