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정찰위성 차후 행동계획 승인”...약 한달 만에 공개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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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28일 만에 공개활동에 나서 군사 정찰위성 1호기의 '차후 행동 계획'을 승인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17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전날 비상설 위성발사 준비위원회 사업을 현지 지도하며 군사 정찰위성 1호기를 시찰하고 ‘차후 행동 계획’을 승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공개활동에 나선 것은 지난 4월 18일 국가우주개발국을 방문해 군사 정찰위성 1호기를 계획된 시일 안에 발사하라고 다그친 이후 28일 만입니다.

이날 북한 매체는 김정은 총비서가 총 조립 상태 점검과 우주 환경시험을 최종적으로 마치고 탑재 준비가 완료된 군사 정찰위성 1호기를 돌아봤다고 밝혔습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승인했다는 ‘차후 행동 계획’은 제작 및 탑재 준비를 마친 군사 정찰위성을 발사체에 탑재하고 발사하는 계획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한의 군사 정찰위성 발사 시간표가 기술적인 요인으로 인해 지체되고 있는 것 같다”고 추정했습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자신들이 정상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행보에 나선 것 같다”고 말했고 “오는 24일 발사될 한국의 누리호 3호기에 대한 대응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지난해 12월 "2023년 4월까지 군사 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끝낼 것"이라고 밝혔고 이에 이르면 4월 중 북한이 군사 정찰위성을 발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습니다. 조 선임연구위원의 말입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아마 상황이 북한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지체되고 있는 것 같고요. (오는 24일) 누리호 발사도 예정되어 있고 그러니까 일단 본인들이 정상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행보에 나선 것 같습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군사 정찰위성 예상 발사 시기에 대해서는 “조만간 발사가 가능했다면 김정은 총비서가 발사장만 나왔으면 됐을 것”이라며 “정찰위성 발사는 빨라야 7월 27일 전승절 쯤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또 “아직 발사대 증축도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인 ‘38노스’는 현지시간으로 14일 서해 동창리위성발사장 위성사진을 근거로 북한이 발사대 주변 공사 등 활동을 재개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북한이 전승절에 정찰위성을 발사할 가능성이 높지만 그 이전에 발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제시됐습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이 19~21일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도중이나 전후에 정찰위성을 발사하며 외부에 주는 충격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북한이 좀 더 기술적인 부분 또는 정무적인 것까지 다 고려해서 일반적으로 보면 G7 정상회의 이후일 가능성이 높은데 G7 회의 직전이나 또는 G7 회의가 진행되고 있는 그 과정에서도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봅니다.

이와 함께 조 선임연구위원과 김 교수 모두 북한이 정찰위성을 쏘는 능력 자체는 가진 것으로 판단하면서도 해상도 등 정찰위성으로서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적 수준은 높지 않은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밖에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발사체 제작이 완료되고 단 결합 단계라면 이르면 3주 정도면 발사가 가능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북한이 정당한 위성발사라는 점을 밝히고 향후 지속적인 개발을 하기 위해서라도 국제기구에 발사 계획을 통보하는 절차를 밟을 것”이라며 “서두르지 않고 6월 중순 이후부터 10월 당 창건일 이전 완벽하게 준비를 마치고 성공에 확신이 있을 때 발사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김 교수는 “6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 장마라는 점을 고려하면 전승절과 8월 한미연합훈련 사이 발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국제해사기구(IMO), 국제전기통신연합(ITU),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북측으로부터 관련 통보를 받은 것은 없다고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북한은 2016년 2월 광명성 4호를 발사하기 전 국제해사기구와 국제전기통신연합, 국제민간항공기구에 위성발사 계획을 통보한 바 있습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에도 정상적인 위성 발사라는 주장에 정당성을 싣기 위해 발사 전 국제기구에 발사 계획을 통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