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군, 무인기 2배 확충...북 위협에 대응
2024.05.02
앵커: 한국 정부가 고도화되고 있는 북한의 무인기 위협에 대응해 2년 안에 무인기 전력을 두 배 이상 확충하는 방안을 추진합니다. 해외 5개 공관에는 북한의 테러 위협에 대응한 경계 경보를 발령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2일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4차 대통령 직속 국방혁신위원회 회의.
북한의 무인기 위협이 날로 심화되는 가운데, 한국 군의 무인기 전력을 2년 안에 두 배 이상 늘려 이에 대응하는 방안이 논의됐습니다.
회의 참석자들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무인기 전력 강화방안’과 ‘물적·인적 현존전력 활용성 극대화 방안’에 의견을 모았습니다.
이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무인기 전력을 신속히 강화하기 위해 한국 상용무인기 획득과 개선된 무인기 전력화에 속도를 내고, 예산 투자를 확대해 많은 수의 무인기를 확보하기로 했습니다.
오는 2026년까지 무인기 추가 확보를 마쳐 북한 무인기 위협에 대한 대비 태세를 강화한다는 것입니다.
한국 정부는 또 현재 방위력 개선비, 즉 국방예산 중 전력 증강 비용의 1% 수준인 무기체계 성능개선 예산을 5% 수준까지 확대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앞서 한국 정보당국은 지난달 30일 북한의 무인기 위협과 관련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을 모방한 공격 등이 시도될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당시 한국 국가정보원은 발간한 책자를 통해 “북한과 하마스 간 군사훈련, 전술교류 등 연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같이 전망했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북한 측 무인기 전력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여러 차례 밝혀오고 있습니다. 지난달 1일 최경호 한국 방위사업청 대변인의 말입니다.
최경호 한국 방위사업청 대변인(지난달 1일): 우리 군은 북한의 소형 무인기와 드론의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 관련 능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입니다.
한국 정부는 이날 대테러센터 주관으로 ‘테러 대책 실무위원회’를 열고 5개 재외공관 테러 경보를 ‘관심’에서 ‘경계’로 두 단계 상향 조정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이번 상향 조치는 최근 정보 당국이 이들 지역 한국 공관원에 대한 북한의 위해 시도 첩보를 입수한 데 따른 것으로 해당 공관은 캄보디아(캄보쟈)와 라오스, 베트남(윁남), 블라디보스톡, 선양에 위치해 있습니다.
테러경보는 테러 위협 정도에 따라 관심, 주의, 경계, 심각 등 네 단계로 구분되며 이 가운데 경계는 ‘테러 발생 가능성이 농후한 상태’에 발령됩니다.
이런 가운데 올해 1~4월 공개된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관련 활동들이 모두 ‘전쟁구역(戰區·Theater) 타격 체계’와 관련된 것들로, 대남 위협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현지 시간으로 1일 북한이 올해 들어 넉 달 동안 시험한 중·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수중 핵무기 체계, 지상 공격용 순항미사일 등을 열거하며 이같은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특히 지상 공격용 순항미사일 발사 활동에 중·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보완하려는 성격이 있고,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KN-25 발사 훈련은 북한이 최근 전술핵 역량을 강조하고 있는 흐름과 부합한다는 설명입니다.
38노스는 “북한이 1~4월 명백하게 전쟁구역 타격 체계에 집중한 것은 대남정책에 대한 근본적 방향 전환과 동시에 일어났다”며 “이에 동원된 무기들에 대한 한국의 취약성을 부각하면서 선전 효과를 노리고, 한미 사이에 간극을 만들려는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미국 본토를 겨냥한 장거리 미사일 대신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지역을 향한 미사일 활동에 집중함으로써, 한미 사이에 온도차를 유발하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38노스는 또 “북한이 전쟁구역 타격 체계를 강조하는 것은 평화통일을 거부하고 한국을 적으로 규정하는 등 최근 달라진 대남 태세와 맞물려 있다”며 “북한의 미사일 활동은 대남 재래식 및 핵 타격 능력을 강화한다는 구상과 흐름을 같이 한다”고 진단했습니다.
보통 ‘전구’로 표기되는 전쟁구역은 군사 전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임무가 수행되는 작전 구역이나 전쟁이 수행되는 지역을 의미합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