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국, 북 위성발사에 “안보리 결의 위반…공동 대처”

0:00 / 0:00

앵커: 한국과 영국 정상은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가 국제사회에 대한 도발이라고 규탄했습니다. 양국은 국방과 안보를 비롯한 전 분야에서 관계를 최고 수준으로 격상시키는 데 합의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시간으로 23일 새벽, 현지 시간으로는 22일 영국 런던 다우닝가 총리 관저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 리시 수낵(Rishi Sunak) 영국 총리.

한국 대통령실에 따르면 양 정상은 회담에서 북한의 이른바 ‘정찰위성 발사’가 명백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자 국제사회에 대한 도발이라는 점을 확인하고, 함께 이를 규탄하는 한편 공동으로 대처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 도발에 대한 조치로 5년 전 체결한 남북 군사합의 일부를 효력 정지해 북한에 대한 전방에서의 감시와 정찰 활동을 재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우닝가 합의’(Downing Street Accord)를 통해 설치하기로 한 한영 국방·외교 장관급 2+2 협력체계로 정보 공유와 안보 공조를 강화해 나가자고 제의했습니다.

또 한국이 내년부터 2년 동안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수임을 계기로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보, 번영에 적극 기여해 나갈 것이라며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영국과 긴밀히 협력해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수낵 총리는 같은 자리에서 러시아와 북한 간 군사 협력에 우려를 나타낸 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중동 지역에 가하는 안보 위협에 대해 엄정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태효 한국 국가안보실 제1차장의 말입니다.

김태효 한국 국가안보실 제1차장: 양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규탄하고, 러시아와 북한 간에 무기 이전과 군사협력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북한이 역내외 불안정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영국 총리실이 정상회담 뒤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수낵 총리도 이날 ‘다우닝가 합의’를 통해 양국이 군사 협력을 확대하고 국방 관계를 고양하는 조치를 하게 된 것을 환영했습니다.

또 내년 1월부터 유엔 안보리에서 한국과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히고, 중국과 중동,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이 한국과 폭넓게 일치한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수낵 총리는 한영 두 나라의 안보가 불가분의 관계라며 한국은 ‘일상적 위협’(in the face of daily threats) 속에서 영국의 연대를 확신해도 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양국 정상은 북한이 탄도 미사일 기술을 활용해 위성을 발사한 것을 규탄했고, 러시아가 이와 관련한 기술을 지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앞서 양 정상은 예고한 대로 양국 관계를 수교 140주년을 맞아 국방과 경제, 미래 협력 등을 망라한 분야에서 최고 수준으로 격상시키는 이른바 ‘다우닝가 합의’에 서명했습니다.

특히 북핵 문제를 비롯한 국제 분쟁 해법에 대한 인식을 같이 했는데, 구체적으로는 ‘북한의 불법적인 핵무기·미사일 개발을 규탄하고 모든 핵무기와 대량살상무기,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및 현존하는 핵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식으로 반드시 포기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규탄하고, 대만해협의 평화·안정이 국제사회 안보·번영에 필수 불가결하다는 점을 확인하는 한편 이스라엘-하마스 간 무력 충돌 상황에서의 민간인 보호·인도적 지원·확전 방지 노력을 강조했습니다.

국방·방산 분야에서는 외교·국방 2+2 장관급 회의를 신설하고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이행을 위한 공동 순찰을 실시하는 한편, 사이버 안보 분야에서 전략적인 협력 관계를 맺기로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영 양국 외교장관은 현지 시간으로 21일 영국 외무장관 관저에서 조찬 회담을 하며 북러 무기거래 대응 등을 논의했습니다.

박진 한국 외교부 장관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은 이 자리에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북한과 러시아 간 무기 거래를 한 목소리로 규탄하면서 국제사회의 단호하고 단합된 대응을 주문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