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필요할 땐 유연성 발휘”

0:00 / 0:00

앵커: 남한의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16일 취임식을 가졌습니다. 홍 장관은 "북한과 대화가 필요할 땐 유연성을 발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에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16일 취임식을 갖고 남북관계에서 ‘소통’과 ‘융합’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홍 장관은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은 ‘유지’될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홍 장관은 “북한의 잘못된 행동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되 대화가 필요할 땐 유연성을 발휘한다는 정책 기조를 유지하며 남북간 실질적 협력의 통로를 개설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다수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은 남북관계가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신임 통일부 장관이 내놓은 일성을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적극적 의지를 보였다는 점에서 앞으로 홍 장관의 역할이 주목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취임사가 구체성을 결여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특히 이날 취임사에서 홍용표 장관이 여러차례 사용한 ‘소통’과 ‘융합’이라는 표현은 “너무 모호하게 들렸다”고 익명을 요구한 북한 문제 전문가는 말했습니다.

홍 장관은 “소통과 융합을 통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진화시켜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남북간 신뢰 회복을 통한 한반도 평화통일 기반 조성을 골자로 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 구상입니다.

또한 홍 장관은 “보다 효율적인 (남북간) 소통의 방법은 없는지, 기존의 협력사업들을 창의적으로 융합해 교류협력을 확대할 방법은 없는지 계속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홍 장관은 북한에도 “소통과 융합이라는 세계적 흐름에 합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그러면서 홍 장관은 “북한은 자신들의 핵개발과 군사적·언어적 도발이 한국과 국제사회의 반감만 키운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수의 남북문제 전문가들은 “홍 장관의 취임사만 갖고 평가를 내리기엔 무리가 있다”면서도 “소통과 융합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얼마나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길지는 지켜볼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홍용표 장관은 청와대 1급 비서관에서 차관급을 거치지 않고 파격적으로 장관으로 올라간 대학 교수 출신의 통일·외교 전문가입니다.

특히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포함해 ‘통일대박’론 등 박근혜 대통령이 내놓은 대북 구상을 입안하는 과정에 홍 장관이 대부분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홍용표 장관은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지내다 지난 2012년 박근혜 대통령의 선거 운동에 합류해 통일 분야의 공약과 정책 개발에 참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