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북 위협 대응용 핵잠수함 보유 부적절”
2021.12.15
앵커: 한국이 북한의 위협을 맞서는데 핵추진 잠수함 1기를 보유하는 것보다는 디젤 연료를 쓰는 일반 잠수함 여러 대를 보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미국 전문가들의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현재 한국에 핵잠수함 기술을 이전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3일 한국 경북 경주시에 생길 해양용 소형모듈원전(SMR)이 한국 핵잠수함 개발에 이용될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한국이 오랫동안 핵잠수함을 원했다며 소형모듈 원전을 계기로 새 원자로의 문을 열어줄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핵잠수함이라고 하면 ‘핵무기를 싣고 다니는 잠수함’이 아니라 디젤 연료가 아닌 원자력(핵)을 동력으로 쓰는 ‘핵 추진 잠수함’입니다.
월러스 그렉슨 전 미 국방부 동아태 차관보는 15일 이 보도와 관련해 한국이 북한의 위협을 대응하는 데 핵잠수함이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그렉슨 전 차관보: 핵잠수함은 보통 수심이 깊은 곳에서 작전하고 장거리 항해(voyage)를 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핵잠수함은 한국이 북한의 위협을 상대하는데 적절하지 않습니다.
미국 허드슨연구소의 잠수함 전문가인 브라이언 클락(Bryan Clark) 선임연구원도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한국이 북한의 위협을 맞서는 데 핵잠수함은 필요없다고 밝혔습니다.
그 역시 핵잠수함은 장거리 및 빠른 속도의 항해에 적합한 것이라 한반도 주변의 동해와 서해에서 북한의 위협에 맞서는 데는 적합하지 않다는 설명입니다.
이이 미국 정부는 한국의 핵잠수함 보유 여부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한국이 핵잠수함 제작에 들어가는 비용을 미사일방어체계 강화 등 대북 위협 억지력을 강화하는 데 쓰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랜드연구소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도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핵잠수함은 일반 잠수함보다 제작과 유지에 비용이 훨씬 많이 든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래서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핵잠수함 1기를 만드는 비용으로 일반 잠수함 여러대를 제작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미국의 한 고위 관리는 15일 미국이 지난 9월 호주(오스트랄리아)에 핵잠수함 기술을 이전한 것처럼 한국에도 그렇게 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그렇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고위 관리는 한국의 핵잠수함 기술을 전수받는 가상의 상황과 관계 없이, 미국은 핵잠수함 기술을 계속 극도로 민감하게 다루고 있다면서 과거 입장과 일관되게, 심도있는 기술 협력과 결함없는 비확산 증명과 역사를 고려해 호주와 영국과만 이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Without addressing hypothetical cases, we continue to view this technology as extremely sensitive, and – consistent with our past position – are only pursuing this cooperation with Australia and UK given our unique relationships with our closest allies, including deep technical cooperation, and their impeccable non-proliferation credentials and history.)
기자 이상민,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