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북, 한미일 정상회의 겨냥 ICBM 등 도발 준비 중”
2023.08.17
앵커: 한국의 정보기관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한미일 정상회담과 연합훈련 등을 겨냥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여러 유형의 도발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가정보원은 17일 북한 평양 산음동 등지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지원하기 위한 차량의 활발한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한미일 정상회담와 연합훈련 등을 겨냥한 각종 도발을 준비 중이라는 겁니다.
이날 국정원으로부터 북한 동향을 보고 받은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며 북한의 액체 연료 공장에서 추진제가 빈번히 반출되는 등 ICBM 발사 징후 및 다양한 도발 준비 움직임이 식별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 최근 고체 미사일 생산 시설에도 차량 활동이 이례적으로 활발해지고 있고 전술핵 탑재가 가능한 미사일 발사를 포함한 합동훈련도 예상되고 있습니다.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의 재발사를 준비 중인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지난 5월 군사정찰위성 발사 시 발생한 결함이 보완된다면 8월 말에서 9월 초 사이 재발사 가능성이 있다는 게 국정원의 설명입니다. 정권수립일 75주년 분위기를 띄우는 차원에서 재발사 시도가 있을 것이란 관측입니다. 유상범 의원의 말입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 북한이 7월부터 발사체의 신뢰도 검증을 위해 엔진 연소시험을 집중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발사체 추적과 데이터 수신을 위한 위성 안테나도 추가적으로 설치하는 것이 포착됐습니다. 국정원에서는 엔진 결함 해결 가능성에 대해서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국정원은 북러 간 실질적인 군사 합의가 이뤄진 정황도 포착했습니다. 지난달 말 김정은 당 총비서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단독 회담을 통해 큰 틀의 군사협력 방안에 합의했다는 것입니다.
러시아는 북한에 포탄, 미사일 등의 판매와 연합군사훈련을, 북한은 러시아에 서방 무기 대여 및 노후 장비 수리 등 기술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국정원은 분석했습니다.
특히 지난 1일과 2일 러시아 실무자가 군용기 편으로 방북해 북러 간 합의 이행을 위한 협의를 했고 이에 따라 지난 8일에는 평양에서 군수물자가 러시아로 반출된 정황이 포착됐다는 게 국정원의 설명입니다.
또한 국정원은 김정은 당 총비서에 대한 ‘불평분자 색출’ 전담조직이 신설됐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7월 북한 아사자가 240여 건으로, 최근 5년 평균인 110여 건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나는 등 북한 내부의 식량 상황이 악화한 것이 원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국정원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유상범 의원은 “(북한에서) 장마당 세대를 중심으로 김정은 일가와 당 정책에 대한 거침 없는 불평과 집단 항의가 있었다”며 “당국이 지역 당 산하에 이들을 색출하는 전담 비상설 TF를 신설했다”고 말했습니다.
국정원은 북한 당국이 올해 초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뒤 보위부 및 안전원 등의 총기소지 권한을 확대하면서 그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정원은 북중 국경 개방이 단계적으로 이뤄지는 가운데 탈북민이 증가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증가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탈북 브로커 거래 비용이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북중 간 국경 개방에 대해서는 점진적으로 추진 중인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국정원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5월부터 1일 1회에서 2회로 북중 간 열차 운행을 증편했고 일부 세관의 경우 6월부터 개방한 상황입니다.
또한 국정원은 북한이 사이버 금전 탈취 등에 매달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정원은 북한이 올해 총 1억 8000만 달러 상당의 해킹 사고, 사건에 관여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한국 내 신용카드 정보 1000여 개를 절취했고 이에 대한 신속한 보안 조치를 취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현재까지 개인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한편 한국 대통령실은 미국 현지시간으로 오는 18일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캠프 데이비드 원칙’(Camp David Principles), ‘캠프 데이비드 정신’(Spirit of Camp David)이라는 2건의 문건을 채택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캠프 데이비드 원칙은 한미일 협력이 지속성을 갖도록 하는 지침을, 캠프 데이비드 정신은 한미일 협력의 이행 방안 등을 담고 있습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7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한미일 정상회담이 3국 간 협력 체계를 제도화하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는 3국 협력체계를 제도화하고 공고화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번 회의를 기점으로 한미일 협력은 북한 위협에 초점을 둔 한반도 역내 공조에서 인도태평양 지역 전반의 자유, 평화, 번영을 구축하는 범지역 협력체로 진화할 것입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17일 미국으로 출국해 현지시간으로 18일 아침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 양자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방미 일정을 시작합니다. 그 이후에는 한미일 정상회담, 한일 양자 정상회담, 한미일 공동 기자회견 일정을 소화한 뒤 귀국할 예정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