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암살을 다룬 코미디 영화 '인터뷰' 복제 씨디가 당국의 대대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미얀마 도심에서 버젓이 판매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미얀마 양곤에서 김진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제 1비서에 대한 암살 시도를 다룬 미국 소니영화사의 코미디 영화 ‘인터뷰’의 복제본이 북한 정권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미얀마 도심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지난 14일 오후 6시께 미얀마 양곤 시내 흐레단 거리.
양곤대학 정문 바로 앞이라 대학생들로 북적이는 거리 한켠에 복제 영화와 드라마를 파는 노점에서 영화 ‘인터뷰’도 쉽게 눈에 띄었습니다.

이번주들어 양곤 도심에서 ‘인터뷰’ 복제본에 대한 경찰 당국의 대대적인 단속이 시작됐지만 이를 비웃듯 여전히 이 영화가 버젓이 유통중임이 확인되는 순간이었습니다.
한국 영화와 드라마 복제본이 널려있는 매대 위에서 ‘인터뷰’ 복제 씨디는 3장에 1달러 정도의 싼 가격에 판매중이었습니다.
양곤 시민들에게 인기있는 한국 드라마나 영화 만큼은 아니지만 ‘인터뷰’ 씨디도 제법 많이 쌓여있어 찾는 사람이 꽤 많음을 짐작케했습니다.
앞서 태국 치앙마이에 본부를 둔 미얀마 망명 언론 ‘이라와디’는 이 날 미얀마 최대 도시인 양곤 경찰 당국이 이번 주들어 시내 비디오 가게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매체는 이미 외국 영화를 불법 복제해 판매하던 시내 비디오 가게 두 곳이 경찰의 단속에 적발돼 영화 180 여편을 압수당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라와디’는 양곤 경찰 당국이 대대적인 ‘비디오 가게’ 단속에 나선 배경으로 북한 대사관 측의 강력한 요청을 들었습니다.
지난 11일 김석철 미얀마 주재 북한 대사가 직접 우민쑤에 양곤 주지사를 만나 ‘인터뷰’에 대한 복제와 배포, 판매 중단을 위한 적절한 조치를 즉시 취해줄 것을 요청했다는 겁니다.
또 북한 대사관 관계자들은 이미 지난주 양곤 시내 비디오 가게를 일일이 돌며 ‘인터뷰’ 영화를 판매중인지 파악했으며 이를 경찰 당국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곤 주정부 측은 이번 단속이 검열 받지 않은 외국 영화의 복제와 유통을 금지한 군사정부 시절의 텔레비전 비디오법에 따른 조치라고 밝혔습니다.
일부 비디오 가게들은 ‘인터뷰’ 영화 복제본이 발견되면 체포될 수 있다는 소문이 돌아 이번 주 아예 가게문을 닫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가 상대적으로 손쉬운 노점상을 중심으로 영화 ‘인터뷰’가 빠르게 양곤 시민들 속으로 퍼지는 걸 막긴 역부족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