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중, 북러와 협력 자국에 이익 안돼”

앵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중국이 북한, 러시아에 동조해 협력하는 것이 자국에 이익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또 국제사회의 평화를 증진하는 데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의 20일 영국 국빈 방문 출국을 앞두고 이날 영국 ‘텔레그래프’가 공개한 윤 대통령 서면 인터뷰.

윤 대통령은 “중국, 러시아, 북한은 각자가 처한 상황과 대외 여건이 다르며 이에 따른 이해 관계도 다르다”며 “북한, 러시아에 동조하는 것은 중국에게 이익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또 “중국은 유엔 헌장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등 국제규범을 노골적으로 위반한 북한, 러시아와 3각 협력을 추구하는 것이 자신들의 국제적 명성과 위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동아시아와 국제사회의 자유, 평화, 번영을 증진하는 데 있어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한국 정부는 상호존중, 호혜 및 공동이익에 따라 건강하고 성숙한 한중관계 발전을 지향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취임 이후 자유ㆍ인권ㆍ법치 등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연대를 도모하는 이른바 ‘가치 외교’를 추구해왔습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월에는 일본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관국(옵저버) 정상 자격으로 참여해 ‘힘에 의한 현상 변경’ 반대를 언급하며 에둘러 중국을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16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제(APEC) 정상회의 기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짧게 조우해 담소를 나눴지만 현지 한중 정상회담 개최는 무산된 바 있습니다.

중국과의 협력을 희망한 이날 윤 대통령의 입장 표명과 관련해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중국은 국제사회에서 외톨이 국가인 북한ㆍ러시아에 적극 협력할 수 없는 상황”이며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은 한중관계를 독자적으로 개선ㆍ발전시킬 준비가 되어있다는 뜻을 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강 교수는 한중관계에 회복 움직임이 보일 경우 신냉전 구도를 반기는 북한으로서는 곤혹스러울 것이라면서도 중국이 안정적으로 현상을 관리하는 수준 이상으로 한국 쪽으로 기울진 않을 것으로 바라봤습니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북한과 러시아는)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는 왕따 국가인데 둘 다 거기에 중국이 적극적으로 협력을 하면 중국도 웃기게 되잖아요. 그러니까 중국도 지금 그런 곤란한 면이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한국과 중국 간 좀 새로운 길을 향해서 가면 어떻겠느냐 라는 제의를 한 겁니다.

이와 함께 윤 대통령은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거래, 군사협력을 강력하게 비판했습니다. “북한의 러시아 무기 지원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인적 피해를 가중시킬 것이고 러시아의 북한에 대한 군사기술 지원이 이뤄진다면 이는 한국의 안보, 역내 평화에 대한 위협행위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북러 군사협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중대한 위반이고 한반도, 동북아, 유럽의 평화를 위협하는 도발행위”라며 한미일 3국이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윤 대통령은 “인도 태평양 지역은 북한의 핵 위협, 대만해협ㆍ남중국해 긴장요인 등 여러 가지 지정학적 위험요소가 있다”며 “한국은 규칙에 기반한 해양질서 확립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재차 확인했습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찰스 3세 영국 국왕 초청으로 영국 런던에 방문해 3박 4일 간 국빈 방문 일정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윤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21일 영국 의회에서 영어로 연설할 계획이며 22일 리시 수낙 영국 총리와 한영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입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19일 기자설명회에서 “영국은 미국 다음으로 많은 8만 1천명의 장병을 파병한 6.25 참전국”이며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 대변인은 그러면서 “한국도 내년부터 2년간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한국ㆍ영국이) 안보적으로도 협력 가능성이 크다”고 기대했습니다.

이도운 한국 대통령실 대변인: 영국은 6.25 참전국입니다. 1100명의 전사자, 2600명의 부상자로 인명피해도 미군 다음으로 많았습니다. 우리 나라도 내년부터 2년간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안보적으로 협력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