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생포 북한군 포로, 한국어 영화 틀어달라 요청”
2025.01.21
앵커: 우크라이나 군이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 군인을 생포한 당시 상황을 생생히 증언한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우크라이나 특수부대는 북한군 사상자의 신원 확인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우크라이나군 제95공수여단이 21일 사회연결망서비스(SNS) 텔레그램에 올린 영상.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북한군을 생포한 95공수여단 병사들이 당시 상황을 생생히 증언하는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공수여단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북한군과 전투 이후 드론(무인기)을 통해 전장에서 움직이는, 신원을 알 수 없는 대상을 발견했습니다.
이후 공수부대원들은 대상자가 누군인지 확인하기 위해 현장으로 출동했습니다.
호출부호 ‘그랜드파더’라는 공수부대원은 처음에는 우크라이나군 병사라고 생각했으나, 가까이 가보니 외모와 복장이 우크라이군과 전혀 달랐다고 말했습니다.
[호출부호 그랜드파더] 가까이 가보니 눈이 작고, 군복과 방어 장비가 우리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를 향해 러시아어, 영어, 우크라이나어로 말을 걸었지만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이 북한군 병사는 부상을 입은 채 쓰러져 있었으며, 수류탄과 칼 같은 무기를 소지하고 있었고, 식량으로 소시지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공수부대원들은 북한군 병사를 차량이 있는 곳으로 데려가던 중 그가 강하게 저항하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호출부호 그랜드파더] 도로로 데려가던 중 그가 갑자기 기둥에 머리를 세게 부딪혔습니다. 하지만 그는 부상을 입은 뒤에도 엎드리지 않고 등을 대고 넘어졌습니다. 우리가 다가오도록 유도하려는 속임수였던 것 같습니다. 아마 우리 무기를 빼앗아 무언가를 하려던 것 같습니다.
95공수여단은 이번에 체포한 북한군 병사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전에 언급했던 생포된 북한군 병사 두 명 중 한 명인26세 저격병으로 추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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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공수여단에 따르면 생포된 북한군은 우크라이나군으로부터 의료지원과 음식을 지원받았고, 사랑 이야기가 담긴 영화를 틀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후 우크라이나어를 이해하지 못한다며 한국어 영화로 바꿔달라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우크라이나 특수작전부대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북한군의 신원을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공개된 영상에서 특수부대원들은 전장에서 사망한 북한군 병사의 혈액과 DNA, 머리카락을 채취하고 군번줄 등을 통해 북한군의 신원을 확인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