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ICBM, 즉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북한에 대해 필요하다면 무력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하며 국제사회가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안에 동참을 촉구했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헤일리 대사는 5일 북한의 ICBM 시험 발사를 계기로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안보긴급회의에서 "북한의 행동들은 외교적 해결 가능성을 빠르게 닫아버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동영상 보기).
그러면서 그는 "미국은 우리 자신과 동맹들을 방어하기 위해 우리의 모든 능력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우리의 이 같은 능력 중 하나는 우리의 막강한 군사력에 근거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니키 헤일리: 우리는 군사력을 써야만 한다면 사용하겠습니다. 그러나 그런 방향으로 가지 않아도 되길 원합니다. (We will use them if we must, but we prefer not to have to go in that direction.)
또한 헤일리 대사는 이밖에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는 명백하고 신속한 군사력 증강"이라며 회원국들의 강력한 제재 동참을 촉구했습니다.
특히 헤일리 대사는 "유엔의 제재 결의를 위반해 북한과의 교역을 허용하는 나라는 미국과 교역을 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중국이 대북 교역을 지속할 경우 미국과의 통상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북한 무역의 90%를 차지하는 중국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적극적인 제재 동참을 우회적으로 압박했습니다.
또한 헤일리 대사는 "북한에 대한 새로운 유엔 결의를 제안할 방침"이라고 밝힌 후 "국제사회가 함께 행동하면 파국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헤일리 대사는 새 결의안에 북한 정권에 유입되는 경화(hard currency)와 석유 등을 제한하거나, 북한의 영해와 해상의 통상 규제를 강화하고, 북한 고위층에 대한 제재 등이 포함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본의 가와무라 야스히사 유엔 차석 대사도 "강력한 제재에 대한 신속한 행동을 안보리에 요구한다"며 새로운 제재 마련을 지지했습니다.
이와 관련 북한 문제 유관 당국의 지위로 참석한 조태열 유엔주재 한국대사도 "핵개발을 통한 벼랑 끝 전술을 포기해야 한다"면서 "북한에 대한 새로운 대북 결의안 채택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중국과 러시아는 한·미·일과의 북한 문제 해결 방식에 제재 보다는 대화와 협상을 강조하고 한국의 사드, 즉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반대하며 이견을 보였습니다.
류제이 유엔 주재 중국 대사는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관련국은 북한과 조건 없는 대화에 나서야 한다"며 헤일리 대사의 발언을 일축했습니다.
블라디미르 샤프론코프 유엔 주재 러시아 차석대사도 군사 수단이 배제돼야 한다며 중국 입장을 지지했습니다.
이에 회의가 끝나기 직전 헤일리 대사는 북한의 미사일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샤프론코프 러시아 대사에게 "만약 북한의 행동에도 즐겁다거나, 북한과 친구가 되기를 원한다면 새로운 제재결의에서 '거부권(veto)를 행사하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면서 "새로운 대북제재결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미국은 미국의 길을 갈 것"이라고 독자제재를 예고했습니다.
결국 북한 대응법이 첨예하게 갈리면서 이날 회의는 결론을 내지 못한 채 1시간 30분여만에 종료됐습니다.
이번 긴급회의는 공개 회의로 진행됐으며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과 한국, 일본이 함께 회의 소집을 요청해 이뤄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