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긴급 회의를 열고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대해 논의했지만, 이번에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 등 서방과 대립각을 세우며 북한 측을 옹호하고 나선 탓입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27일 소집한 긴급회의.
북한이 지난 21일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해 유엔 제재를 위반한 것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습니다.
이날 회의에서 회원국들은 북한의 이러한 위성 발사가 명백한 안보리 위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안보리가 수차례 북한에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지만, 북한은 이러한 요구를 단호하게 무시했으며, 실제로 여러 차례 안보리 결의를 뻔뻔하게 위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린필드 대사 :북한은 부끄러운 줄 모르고 핵무기 운반 시스템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본 이사회 결의를 명백히 위반하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시험함으로써 이러한 무모한 불법 행위는 북한의 모든 이웃 국가와 모든 회원국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특히 그는 러시아와 북한이 군사 관계를 확대하고 있다며, 러시아는 북한이 지난주 발사한 것과 같은 위성을 더 많이 발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영국과 프랑스 등 상임이사국을 비롯해 일본과 알바니아 등 대부분의 이사국도 북한의 위성발사를 규탄했지만, 또 다른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대북 규탄 성명이나 결의안 채택과 같은 구체적인 성과를 도출하지는 못했습니다.
안나 에브스티그니바 주유엔 러시아 차석대사는 북한의 위성발사가 미국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며 미국이 한미 연합훈련을 강화하고 B52 전략폭격기를 전개하는 등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이 자위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처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북한의 위성발사를 옹호했습니다.
겅솽 주유엔 중국 대사도 한반도의 위기가 미국 탓이라며 북한 편을 들었습니다.
겅솽 대사 :미국이 북한과 조건없는 대화에 진정성을 갖고 현재의 교착상태를 타개하고자 한다면 군사훈련이나 전략무기 파견과 같은 압박 전술을 자제해야 합니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과 북한 대사도 이해 당사국 자격으로 참석했습니다.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는 북한의 도발적인 행동이 억제되지 않는다면, 북한의 무기와 군사 기술의 확산이 전 세계 안보 불안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북한의 김 성 대사는 “현재 5천 개 이상의 위성이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데 왜 북한의 인공위성에 대해서만 문제로 삼느냐”며 북한이 정당한 주권을 행사했을 뿐이라고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또 그는 북한이 정찰 위성을 발사한 것은 미국의 위협 때문이라면서 미국의 위협이 없었다면 북한도 정찰위성이 아닌 통신 위성 등 민간 위성부터 발사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에디터 김소영,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