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미국에 연말까지 결정해라∙∙∙미 대선 의식한 듯”

워싱턴-김소영 kimso@rfa.org
2019-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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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TV가 지난 13일 방영한 영상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시정연설 발표를 위해 최고인민회의 회의장에 들어서는 모습.
조선중앙TV가 지난 13일 방영한 영상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시정연설 발표를 위해 최고인민회의 회의장에 들어서는 모습.
연합뉴스

앵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장이 지난 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올해말까지 미국의 결정을 기다리겠다고 언급한 데 대해 협상에 대한 시간표를 설정해 미국을 압박하려는 전략이라고 풀이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 연구원은 15일 자유아시아방송(
RFA)에 북한이 아무런 협상 없이 빈손으로 끝난 하노이 회담에 대한 실패 책임을 미국에 돌리면서 협상을 이어가고 싶다면 미국이 연말까지 북한이 받아들일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노동신문은 지난 13일 김 위원장이 제14기 최고인민회의 1차회의 시정연설에서 “어쨌든 올해 말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보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연말’이라는 시점에 주목하면서 북한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시기 선거 준비로 바쁜데다 자신의 성과를 부각시키기 위해 북한과 가시적인 협상을 원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하려는 전략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올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전에 비핵화 문제를 해결하거나 최소한 북한과 대화를 지속하면서 핵이나 미사일 시험이 없다는 점을 유권자들에게 내세울 것이란 분석입니다.

맥스웰 연구원: 김 위원장이  2020 미국 대선을 모를 리 없습니다. 그는 시간표를 설정하면서 일이 성사되도록 압박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북한의 협상 전략입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김 위원장이 문재인 한국 대통령에게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라고 표현한 데 대해 한국을 북한과 동등한 대상으로 여기지 않으려는 북한의 전형적인 태도를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대내적으로 지지도가 떨어지고 있는데다 임기 중 남북 관계개선에 대한 성과를 만들기를 원하는 문 대통령이 이에 대한 반박보다는 오히려 4차 남북정상회담을 하길 희망한다는 반응을 내놨다고 지적했습니다.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북핵대사는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을 조건으로 3차 미북정상회담을 할 용의가 있다고 말한 데 대해 합리적인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우리도 물론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해결을 중시하지만 일방적으로 자기의 요구만을 들이먹이려고 하는 미국식 대화법에는 체질적으로 맞지 않고 흥미도 없다”면서 “우선 미국이 지금의 계산법을 접고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우리에게 다가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갈루치 전 대사는 이번 하노이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소위 ‘빅딜’을 주장하면서 아무런 상응조치도 없이 북한 측에 비핵화에 대한 모든 조치를 먼저 취하도록 한 요구가 북한으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갈루치 전 대사: 제가 이해하기로 미국은 “너희가 (비핵화에 대한) 모든 조치를 취할 때까지 우리는 아무것도 안 하겠다, 너희가 모든 것을 하면 우리도 무엇인가 하겠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북한에게는 터무니없는(outrageous) 것입니다.

그는 조지 부시나 빌 클린턴 전 행정부 당시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단계별로 서로 상응조치를 하면서 양국간 신뢰를 쌓으려고 시도했던 ‘조치 대 조치’(Step for Step) 전략이 더욱 현실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갈루치 전 대사는 그러면서 똑같은 접근 방식으로는 북한이 3차 회담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실무회담부터 다시 미북간 의견차를 좁혀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김 위원장의 시정연설에 대한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 논평에 지난 주말에 있었던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송 인터뷰를 참고하라고 답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사회관계망서비스 트위터에 "우리가 서로 어디에 서 있는지 완전히 이해한다는 측면에서, 3차 미북정상회담이 좋을 것이라는데 동의한다"고 밝혔고, 폼페이오 장관은 13일 기자회견에서 비핵화 진전을 확신하며 하노이 회담 후 미북대화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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