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북, 미 대선 후 해외공관에 미 자극 말라 지시”

서울-홍승욱 hongs@rfa.org
2020-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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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k_us_policy_b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앵커: 북한이 미국의 대통령선거 이후 해외공관에 미국을 자극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리는 등 대미관계에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한국 국가정보원의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27일 한국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야당 간사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한국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미국 대통령선거 이후 미국에 신중한 대응기조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현안보고에서 “북한은 해외 공관에 미국을 자극하는 대응을 하지 말라며 문제가 발생하면 해당 대사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단속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진단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미국의 새 행정부와 대화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데 대한 불안감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지난 미 대선에서 당선을 위한 선거인단 과반수를 확보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면담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미북 정상회담 성사를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했습니다.

다만 그 방식은 기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톱다운’, 즉 정상들로부터 하향식으로 이뤄지는 대신 관료들의 검토와 정책연구를 통한 ‘바텀업’, 즉 실무진들로부터 상향식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지금까지는 최고결정권자의 의지만으로 정상회담이 가능했다면 이제는 실무차원에서의 진전이 있을 때만 대화 진행이 가능할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북한이 이른바 ‘미북 대화파’가 포진한 대미 외교단을 교체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남북 대화보다 미북 대화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또 북한이 내년 초로 예고한 제8차 당대회에서 열병식을 다시 개최할 예정이라며 이는 미국의 새 행정부에 대한 군사적 과시 의도로 보인다고 설명하면서, 다만 당대회가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감염증 방역 등으로 지연될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신포조선소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관련된 동향이 있지만 도발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보고도 이뤄졌습니다.

국정원은 김정은 위원장이 신형 코로나 사태와 경제난 속에서 간부나 환전상을 처형하는 등 비합리적 조치를 자주 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달 초 혜산과 나산, 남포 등 외화물품 반입이 확인된 해상을 봉쇄 조치하고 최근엔 평양과 자강도까지 봉쇄하는 등 통제 조치가 장기화되면서 경제난이 심화되는 가운데, 방역을 위한 외부물자 차단 등으로 어려움이 깊어지자 스트레스를 받은 김 위원장이 분노 표출과 감정 과잉 상태를 종종 보이면서 비합리적 지시도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10월 말 환율 급락을 이유로 평양의 거물 환전상을 처형하고, 지난 8월에는 신형 코로나 방역을 위한 물자반입금지령을 어긴 핵심 간부를 처형했습니다.

또 바닷물이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로 오염되는 것을 우려해 어로와 소금생산 활동까지 중단시켰다는 설명입니다.

하태경 의원은 북한이 현재 신형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외부 물자를 받지 않으려는 일종의 편집증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중국이 지원하기로 한 쌀 11만 톤이 대련항에 있지만 반입은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을 사례로 들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중 교역규모는 지난 1~10월 5억 3천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고, 중국으로부터의 물자 반입 중단으로 설탕과 조미료 등 식료품값도 4배로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정원은 또 북한이 한국 제약회사의 신형 코로나 백신 정보에 대한 해킹을 시도했지만 한국 측이 이를 잘 막아냈다고 보고했습니다.

최근 김정은 위원장이 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평양의대 관련 ‘반사회주의적 행위’를 비판한 것과 관련해서는 의대 간부가 입시비리, 기숙사 신청 주민 강제모금, 매관매직 등의 이유로 직위해제되고 지금도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앞서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18일 김 위원장의 평양의대 관련 비판이 학생 선발과 졸업증 수여(의사자격 부여)에 부정부패 행위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국정원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과 관련해 “2인자는 맞지만 후계자는 아니다”라고 평가하고,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상태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130~140kg 정도 나가는 35살 성인을 생각하면 된다”며 건강한 상태라고 진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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