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범철 “미북 입장 차 여전…연내 정상회담 개최 어려울 것”

서울-홍승욱 hongs@rfa.org
2019-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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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30일 열린 판문점 회동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30일 열린 판문점 회동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AP Photo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앵커: 미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나 빠른 시일 안에 실무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미북 간 비핵화에 대한 시각차가 여전한 만큼 연내 미북 정상회담 개최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신 센터장을 인터뷰했습니다.

홍승욱: 안녕하세요.

신범철: 안녕하세요.

홍승욱: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회동을 어떻게 보셨습니까?

신범철: 행사 전체적으로는 상당히 의미가 있었다고 봅니다. 대화가 경색된 상황에서 양 정상이 만나 대화를 이어갔다는 면에서는 큰 의미가 있다고 보고요. 다만 비핵화 협상 자체로 놓고 볼 때는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변화된 입장을 견인하지도 못했고 새롭게 실무회담을 통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협상이 더 진행되어 봐야 북한의 비핵화 여부를 알 수 있다는 점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이왕이면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의 전향적인 말을 끄집어낼 수 있을 정도로 설득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홍승욱: 당초 예상과는 달리 미북 정상 간의 만남이 전격적으로 성사된 배경이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신범철: 기본적으로 미국이나 북한이나 그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거죠. 트럼프 대통령 입장을 보면, 지난 5월 4일과 9일 날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그것은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일종의 경고였다고 봐요. 미국이 북한의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으면 연말이나 연초에 ICBM,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겠다는 경고였죠. 트럼프 대통령도 그런 북한을 달랠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에 정상회담을 제안한 것이고요. 김정은 위원장의 관점에서는 하노이 정상회담의 실패를 만회해야 한다, 그래서 실추된 자신의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 이런 인식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실 외교상 결례에 가까운 트위터(사회 연결망 서비스) 초청에 응하게 된 것이죠.

홍승욱: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회동까지 북한의 대응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이뤄졌는데, 북한의 의도가 무엇일지요?

신범철: 북한의 의도는 두 가지죠. 실추된 김정은 위원장의 명예를 다시 회복함으로써 권력의 기강을 세우고 김정은 위원장에게 충성하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을 것이라고 보고요. 다음으로는,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일대일로 만나서 설득하는 소위 ‘톱다운’ 방식이 가장 유리한 방식이라고 볼 거예요. 왜냐하면 전통적인 미국의 대통령과는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 문제에 대해서 상당히 유연한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설득만 잘한다면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보는 것 같아요. 그런 인식 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 회동을 제안한 것이기 때문에 별다른 저항감 없이 손해 볼 것 없다는 생각으로 그 제안에 응했다고 봅니다.

홍승욱: 미북 정상이 빠른 시일 안에 실무협상을 재개하자고 합의했는데 어떻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십니까?

신범철: 결국 오는 7월 안에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실무회담이 시작돼야겠죠. 미국 측에서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실무협상 대표로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 북한 측에서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될지 아니면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을 승진시켜 내보낼지 아직 불투명한 상황인 것 같아요. 아무튼 실무협상이 재개되고 이를 통해서 현재 미북 간에 극명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는 단계적 해법과 ‘빅딜’이라는 포괄적 해법 사이의 간격을 줄여 나가는 협상이 진행돼야겠죠. 다만 아직까지도 북한의 입장이 단계적 비핵화에서 전혀 변화가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실무협상 자체에도 여전히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홍승욱: 이후 논의 과정에서 미북이 비핵화에 대한 입장 차를 좁힐 수 있을 것으로 보시는지요?

신범철: 그것을 좁혀야 하는 것인데, 현재로서는 그 가능성을 예단하기가 어렵다는 것이죠. 사실 정상회담이라는 것은 실무단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부분을 정상끼리 만나 합의해가면서 실무협상을 넘어서는 계기를 만든다는 데 의미가 있는데 이번 정상회담 같은 경우는 사실 협상의 내용과는 전혀 무관하게 양 정상 간 분위기 조성, 신뢰구축 등의 취지에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서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에는 제한적이었다고 보고요.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과연 얼마나 유연한 입장으로 전환을 할 것인가 하는 것도 아직은 불투명한 것이죠.

홍승욱: 실무협상 이후 올해 안에 차기 미북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을 어느 정도로 보시는지요?

신범철: 그것 역시 조건부로 평가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미북 실무협상이 잘 진행된다면 김정은 위원장은 오는 9월에라도 유엔총회를 계기로 미국을 방문해서 유엔총회 연설도 하고 워싱턴에 가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도 하고 싶을 겁니다. 다만 북한이 생각하는 비핵화는 아직도 단계적인 비핵화고 제재가 완화되고 한미동맹이 약화된 이후에도 북한에 핵무기와 핵물질을 남겨놓기 위한 것으로 보거든요. 그런 협상을 전개할 때 미국이 양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고 그러다보면 실무협상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이 높고, 결국 미북 정상회담은 올해를 넘길 수도 있다는 전망이 가능한데요. 사실 트럼프 행정부는 크게 조급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사실도 그렇고요. 왜냐하면 북한문제를 해결한다고 해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담보되는 것은 아니거든요. 하지만 북한문제가 계속해서 문제가 됐을 때,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정치적 부담이 되는 것이죠.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가능하면 북한이 도발은 하지 않는 선에서 미북관계를 관리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있고 그렇게 보면 굳이 무리를 해서라도 협상을 빨리 타결하려고 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고 평가합니다.

홍승욱: 네, 오늘 좋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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