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전 미북정상회담 어려워…성사돼도 별다른 성과 없을 것”

워싱턴-지예원 jiy@rfa.org
2020.07.01
trump_kim_hanoi_b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2월 하노이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AP PHOTO

앵커: 한국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이전 3차 미북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의지를 내보인 가운데,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대선까지 4개월 남은 상황에서 정상회담 개최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올해 11월 예정된 미국 대선 이전에 미북 간 정상회담이 개최될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의지를 피력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입장은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의 교착국면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미국 고위관리들이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연달아 피력한 가운데 나왔습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달 30일 워싱턴DC 민간 연구기관인 국가이익센터(CNI)가 주최한 화상 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과 대화의 문이 여전히 열려 있다며 북한의 협상 복귀를 촉구했습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 가시적인 진전은 더디지만, 대화와 진전을 향한 문은 열려 있습니다. 우리는 (북한과의) 관여와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에서 제시한 미북관계 전환과 전쟁의 상처 치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한민족을 위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 보장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전념하고 있습니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도 앞서 지난달 29일 독일마샬펀드가 개최한 화상회의에서, 코로나19 상황 등을 언급하며 미국 대선 이전 미북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북한과의 대화의 문은 계속 열려있음을 강조했습니다.

비건 부장관: 우리는 매우 강력하고 세부적인 계획을 제시했습니다. 만일 북한이 우리와 협상에 나서기만 한다면 매우 신속하게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 언론에 따르면, 비건 부장관은 이르면 이달 중으로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져,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의 교착 국면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모종의 대북 메시지가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미국 대선 이전에 3차 미북 정상회담을 비롯해 미북 간 가시적인 비핵화 관련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미국 전임 오바마 행정부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비확산 담당 국장을 지낸 리처드 존슨 핵위협방지구상(NTI) 선임국장은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내 코로나19 사태 및 경제 위기 등 국내문제 해결과 재선 성공에 열을 올리는 시기에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많은 노력을 쏟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존슨 선임국장: 미국에서 일반적으로 대선을 4개월 앞둔 시점은 많은 외교 사안들이 추진되는 시기는 아닙니다. (미북 간)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에는 다소 회의적이며, 만약 정상회담이 열린다 해도 큰 성과가 나올 가능성 역시 낮습니다.

그는 또 비건 부장관이 언급한 바와 같이, 현재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상황 역시 미북 정상회담 및 실무회담 개최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 “북한은 올해 11월 미국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는지 지켜보면서 기다릴 것이고, 내년 1월 누가 대통령이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현 행정부와 합의를 하는 데 우려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프랭크 엄 미국평화연구소(USIP) 선임연구원 역시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3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은 꽤 낮은 것으로 보인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미북관계 진전 없이는 남북관계 진전도 어렵다는 인식을 갖고 정상회담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3차 미북 정상회담 발언 이유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보다 북한과의 비핵화 합의를 이루려는 의지가 더 많고, 또한 더 빨리 합의를 이루려는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그는 시간이 촉박한 문재인 행정부로서는 미북 간 비핵화 합의가 이뤄진다면 트럼프 대통령 재선 혹은 바이든 후보 당선 여부와 관계없이 향후 비핵화 합의 이행에 대한 동력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미국외교협회(CFR) 스캇 스나이더 한미정책 국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정상회담을 정당화할 수 있는 합의를 위한 기반이 있는지 모색하는 실무협상을 먼저 추진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문재인 대통령의 3차 정상회담 관련 발언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 요청에 “백악관에 문의하라”고 답변했고, 백악관 측은 1일 오후까지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 요청에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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