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3차 미북정상회담 의사 피력…빈 회담 재현 우려”

워싱턴-김소영 kimso@rfa.org
2020.07.08
trump_kju_bye_b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하노이 작별' 장면.
연합뉴스

앵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차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긍정적인 의사를 내비친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또 다른 의미없는 회담이 될 것이란 회의적인 분석을 내놨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미국 그레이 TV와의 인터뷰에서 미북 양국 모두 만남을 원한다며, 도움이 된다면 3차 미북 정상회담을 할 의사가 있다고 말해 미북대화 재개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6월 북한 당국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대미 대화에 대한 공개적 거부 성명 발표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는 것도 이러한 대화 가능성을 열어둔 처사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전문가 고든 창 변호사는 8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먼저 핵무기 폐기를 약속하고 나오기 전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회담을 제안해선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창 변호사는 현재 북한이 코로나 19 장기화로 경제적 위기에 몰려 있기 때문에 제재를 통한 최대한의 대북압박을 지속해 김정은 위원장 스스로 핵무기와 비핵화 협상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창 변호사: 또 다른 미북 정상회담은 의미없는 빈 만남이 될 것입니다. 저는 미국이 제재를 더욱 적극적으로 이행해서 북한이 먼저 핵포기를 선언하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창 변호사는 과거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제재 완화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회담장을 걸어나왔던 사례를 언급하면서 현 시점에서 미국이 북한에 소득없는 양보를 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미국 민간연구기관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3차 미북 정상회담 의사를 밝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이 지난 수십년 간 북한과 대화를 추구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와 같이 이른바 ‘금지선’을 넘는 도발행위를 하지 않는 선에서 북한과 조용한 관계를 유지하길 바란다는 게 클링너 연구원의 설명입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또 미북 양국 모두 회담 필요성에 대해 크게 공감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지만 과거 트럼프 대통령의 예상치 못한 행동들에 비춰볼 때 깜짝 회담이 이뤄질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합의를 간절히 원하면 나쁜 합의를 할 위험이 있다”면서 “제대로 된 합의문을 만드는 데 최소 4개월 이상 걸리는 데 미국은 급하게 결함있는 합의문을 받아들일 수도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앞서 지난 2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한반도 정세 관련 토론회에 참석한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박정현 한국석좌은 미국 측에서 회담을 제안하더라도 북한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박정현 석좌: 북한은 여러 차례 미국과 ‘빈 회담’을 할 의사가 없고, 미국이 접근법을 바꾸지 않는 이상 핵무기를 포기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여러차례 재확인했습니다.

박 석좌는 특히 독단적이고 억압적인 김정은 정권에서 새롭고 창의적인 협상 전략을 구상하고 제안할 관리가 없기 때문에 또 다른 회담이 큰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2018년 싱가포르에서 역사적인 첫 정상회담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2019년 2월 베트남(윁남) 하노이에서 두번째 회담을 가졌지만 양국 간 입장차로 결렬됐고, 같은 해 판문점에서 깜짝 회동을 가진 이후 미북 간 공식적인 대화는 단절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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