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대화, 미 대선 이후 2024년 말에야 재개 가능성”
2022.11.16
앵커: 교착상태에 놓인 미국과 북한 간의 대화가 오는 2024년 말 미국 대통령선거가 끝난 뒤에야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한국 내에서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화재단이 16일 창립 18주년을 기념해 ‘분열된 세계, 한반도 평화의 딜레마’를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
위성락 전 주러시아한국대사는 이 자리에서 가까운 시일 안에 미북 대화 재개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위 전 대사는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을 최대한 강화한 뒤 일정 수준 이상 협상 입지가 강화됐다고 판단하면 미국을 상대로 대화를 시도할 것이라며 이같이 내다봤습니다.
위성락 전 주러시아한국대사: 북한은 지난 2018년에도 북한은 2017년까지 많은 도발을 한 뒤 다음 해부터 협상으로 전환해사 남북, 미북 정상회담 과정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지금은 도발 국면이고, 앞으로 상당 기간 대화 재개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습니다.
위 전 대사는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재선될 가능성이 적다면 미북 대화 재개 가능성은 더 적을 것이라면서도, 협상 재개에 대비해 2019년 미북 정상회담 실패 경험에서 교훈을 찾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다만 북한의 핵·미사일 역량이 날로 고도화하고 있는 만큼 협상은 더 어려워질 것이며, 협상이 재개되더라도 순항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입니다.
위 전 대사는 특히 2018~2019년 진행된 정상 간 담판외교에서도 성과를 얻지 못한 점을 언급하며, 이는 정상외교라는 수단을 남용해 북한에 잘못된 인식을 심어준 것일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중국과 관련해선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 작업이 완료된 만큼 더 적극적으로 한반도 문제에 대응할 가능성이 있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상황에 따라 한국에 부정적인 대응을 할 수 있다는 예상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은 한미일 간 북핵 공조를 강화하는 동시에 중국·러시아와 과도한 대립관계에 들어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형석 전 한국 통일부 차관은 같은 토론회에서 “한반도 평화의 핵심 변수는 북한”이라며 북한이 대결적 자세를 보일 땐 한반도 정세가 불안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김형석 전 한국 통일부 차관: 북한이 남북한 간의 평화를 추구하면서 협력할 수 있는 방향을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기다리기만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김 전 차관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선 북한의 자발적인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현실적이고 담담한 대북 접근법을 써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또 ‘부강하고 문명한 국가지도자’가 되고자 하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소망을 활용하고, 민간 협력 강화를 통해 북한 젊은 세대의 개방성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을 방문 중인 정 박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는 “북한 인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미국 정부의 최우선 순위”라고 강조했습니다.
주한미국대사관에 따르면 박 부차관보는 15일 대사관이 주최한 북한 인권 간담회에서 “김정은 정권에 인권유린의 책임을 묻는 것이 중요하다”며 “미국은 북한 주민의 인권을 위한 싸움을 포기하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북한 인도주의 위기가 대북제재 때문이라는 일각의 비난에 대해 “인권유린 책임이 김정은 정권에 있다는 시선을 다른 데로 돌리려는 것에 불과하다”며 북한 인도주의 위기는 당국이 자원을 전용해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를 만들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북한 정권이 행하는 인권침해에 대한 책임 규명 작업을 지원하고, 탈북민의 목소리를 키울 것이며 북한 정보 자유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박 부차관보는 16일엔 이태우 한국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과 한미 북핵차석대표 협의를 갖고 대북 공조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