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북 동향 예의주시…미북 대화재개 위해 노력”

서울-목용재 moky@rfa.org
2019.12.05
pjc_nk_announcement_b 지난 4일 담화를 통해 미국이 무력을 사용한다면 상응 행동을 취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박정천 북한 인민군 총참모장.
/연합뉴스

앵커: 한국 정부가 미국에 무력으로 맞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북한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미북 대화 재개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서울의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5일 박정천 북한 인민군 총참모장의 담화와 관련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핵 협상과 관련해 미북 간의 입장 차이가 여전히 있는 상황”이라며 “총참모장의 담화뿐만 아니라 여러 언급이 나오고 있어 한국 정부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박정천 북한 인민군 총참모장은 지난 4일 내놓은 담화를 통해 미국이 무력을 사용한다면 상응 행동을 취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또한 현재의 정전상태가 무력충돌 상황으로 번질 수 있다는 주장도 펼쳤습니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 인민군 총참모장 명의의 담화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과거 총참모부 대변인의 서면 형식의 입장 발표는 있었지만 총참모장 명의의 담화가 나온 사례는 아직 찾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 당국자는 “미북의 북핵 협상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고 보기 때문에 한국 정부는 미북 대화 재개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외교부도 미북 비핵화 협상의 진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김인철 한국 외교부 대변인: 한국 정부는 항상 미북대화와 남북관계 진전이 서로 선순환될 수 있도록 관련국들과 각 급에서 긴밀히 소통하고 있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최근 지속되고 있는 북한의 무력시위와 증강되고 있는 북한의 군사 활동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지난 4일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북한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상태를 고조시키고 있다고 지적하며 서해 창린도 해안포 사격은 남북 9.19 군사합의 위반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한국에서는 북한의 최근 행보와 관련해 미북 비핵화 협상의 추가적인 진전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미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이 틀어질 것을 염두에 두고 연이은 무력시위, 자력갱생 강조, 관광 산업 독려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북한의 외무성 인사들이 대미 비핵화 협상 실무를 맡으면서 미북 비핵화 협상의 진전 자체가 더 어려워졌다는 분석입니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은 통일전선부가 비핵화 실무협상을 담당했을 때보다 시각이 더 넓고 깊어져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현재와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당 중앙위 전원회의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에서 긍정적인 메시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습니다.

다만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의 끈을 여전히 놓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북한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의 일정을 특정하지 않고 하순으로 발표한 것도 혹시 있을지 모르는 미국의 입장 변화를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또한 북한이 내놓고 있는 대미 담화들에 미북정상 간 친분관계가 꾸준히 언급되고 있다는 점, 미국을 비난하는 담화의 경우 주로 북한의 대외매체를 통해 발표됐다는 점도 북한이 아직 대화의 여지를 남겨둔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실제 지난 달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거론하며 미국을 비난한 국무위원회 대변인 명의의 담화와 지난 3일 ‘크리스마스 선물’을 언급하며 미국을 압박한 리태성 외무성 미국 담당부상의 담화, 지난 4일 나온 박정천 총참모장의 담화는 모두 북한의 대내매체인 노동신문에 실리지 않았습니다.

김인태 책임연구위원은 “시간이 지날수록 미북 비핵화 협상 진전의 가능성이 적어지겠지만 북한은 여전히 미국의 입장 변화를 기대하는 모양새”라며 “북한의 대미 비난 성명이 북한의 대외매체에만 실린 것은 급작스런 정책 변화에 따른 대내적인 부작용 발생의 우려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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