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방부 “미 핵잠수함 전개는 정당한 방어적 조치”

서울-한도형 hando@rfa.org
2023.07.21
한국 국방부 “미 핵잠수함 전개는 정당한 방어적 조치”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한 미국의 오하이오급 핵추진 탄도유도탄 잠수함(SSBN) 켄터키함(SSBN-737) 내부를 시찰하며 잠망경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

앵커: 한국 국방부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한 미국 핵잠수함의 전개는 정당한 방어적 조치라며 북한의 핵공격이 있을 경우 북한 정권은 종말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방부는 21일 미국 전략핵잠수함(SSBN)의 부산 기항이 핵무기 사용 조건에 해당한다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북한이 지속하는 핵ㆍ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미동맹의 정당한 방어적 대응조치라고 반박했습니다.

 

국방부는 이날 출입기자단에게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한미가 핵협의그룹(NCGNuclear Consultative Group)를 개최하고 전략핵잠수함을 전개한 것은 북한의 주장처럼 북한에 대한 핵무기 사용모의나 핵 위협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국방부는 이어한미가 이번 핵협의그룹 회의를 통해 명백히 밝힌 바와 같이 북한의 어떠한 핵 공격도 동맹의 즉각적이고 압도적이며 결정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이를 통해 북한 정권은 종말에 처하게 될 것임을 다시 한 번 강력하게 경고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국방부는 마지막으로북한이 핵위협을 통해 얻을 양보는 결코 없을 것이라며고립과 궁핍만이 심화될 것이라는 점을 자각하고 조속히 비핵화의 길로 나올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국방부의 이날 입장문은북한 국방상 담화문에 대한 국방부 입장이라는 제목으로 북한의 특정 메시지를 겨냥한 형식을 갖췄는데 이러한 대응은 지난해 9월 북한의 핵무력정책법 제정 이후 약 10개월만입니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도 이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북한이 핵무기 사용조건에 해당할 수 있다며 재차 핵 선제공격 위협을 해온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또세계에서 가장 공세적이고 자의적인 핵무력정책법을 채택한 데 이어 동족을 대상으로 핵공격 위협까지 서슴지 않는 북한의 무책임한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김건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이날 일본 나가노현 가루이자와에서 진행된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에서북한의 최근 연이은 불법적인 핵·미사일 위협과 도발이 한반도와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며 강력 규탄했습니다.

 

양측은 또 북한이 핵개발과 핵도발로는 아무 것도 얻을 게 없음을 깨닫도록 긴밀한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와의 연대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20일 강순남 국방상 담화를 통해 미국 전략핵잠수함이 부산에 기항한 것은 북한이 정한핵무기 사용 조건을 충족한다고 위협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9월 최고인민회의 제14 7차 회의에서 핵무력정책법을 제정하며 핵무기 또는 대량살상무기(WMD) 공격이 임박했다고 판단되는 경우 등 자의적이고 포괄적인 상황 해석에 따라 선제적인 핵무기 사용이 가능하다는 내용을 담은 바 있습니다.

 

정대진 원주 한라대 교수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북한의 반응은 미국의 핵잠수함이 기항한 사실에 대해 굉장히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북한이 책임 전가와 동시에 (도발을 위한) 명분쌓기를 계속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정 교수는 또군사적 맞대응을 하는 주체인 국방성에서 핵무력법에 기반해 대응을 하겠다는 경고를 내놓은 점,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내비쳤다는 점이 다소 특이하다면서 북한이 비례적으로 맞대응할 수단이 마땅치 않아 고심이 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정대진 원주 한라대 교수: 앞으로 한반도에서 벌어질 수 있는 군사적 긴장고조는 다 한미에게 책임이 있다는 책임 전가와 동시에 명분쌓기를 계속하고 있다고 보이는데요. 북한도 아마 엄포성 메시지 외에 정말 뾰족하게 비례적으로 한미의 대응에 맞대응을 할 만한 수단이 없다는 점에서 고심이 깊을 것으로 보입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이 이례적으로 국방상 담화를 발표했다배경에는 40여 년만에 공개적으로 핵잠수함이 한반도에 진입해 자신들의 핵무력이 무력화된 것에 대한 북한의 난감한 상황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미국 전략핵잠수함(SSBN)의 한반도 진입은 40여년 만으로 지난 1981년 미국 전략핵잠수함 로버트 리함이 진해에 전개된 바 있습니다.

 

남 교수는북한이 2006년 이후 공들여왔던 핵위협이 결국 핵대핵, 공포의 균형으로 무력화되고 사실상 실효성이 없어지는 것이라며 북한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을 것으로 바라봤습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 북한이 지난 2006년 이후 그동안 공들여왔던 핵위협이 핵대핵, 공포의 균형으로 결국은 무력화되는 것이거든요. 자신들의 핵무력이 무력화되는, 아주 북한으로서는 난감한 상황에 처한 것이죠.

 

한편 미국 전략핵잠수함(SSBN) 켄터키(SSBN737)는 이날 해군 부산작전기지를 출항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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