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검찰 “그리피스, 대북제재 위반 증거 명확”

워싱턴-이경하 rheek@rfa.org
2021-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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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검찰 “그리피스, 대북제재 위반 증거 명확” 버질 그리피스(Virgil Griffith).
/Photo courtesy of Flickr-Joe Hall

앵커: 북한에 암호화폐 기술을 유출한 혐의를 받는 미국인 버질 그리피스와 미국 연방 검찰 간의 법적 공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그리피스가 북한의 제재회피 활동을 의도적으로 도우려 했던 정황이 추가로 공개됐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13일 미 뉴욕남부 연방법원 기록에 따르면, 그리피스 변호인단은12일 연방검찰의 구체적인 기소 혐의를 제시해달라는 219쪽 짜리 추가 보충 신청서(appendix of exhibits in support of defendant's motions for a bill of particulars, to dismiss and to compel)를 재판부에 제출했습니다.

그리피스는 지난 2019년 4월 미국 국무부의 승인없이 북한 평양 암호화폐 회의에 참석했다가 지난 2019년 11월 미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됐고, 그리피스의 변호인단과 연방 검찰은 여전히 법적인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문건에는 지난 2019년 11월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실(OFAC), 법무부 산하 국가안보부(National Security Division) 등이 서로에게 보낸 전자우편 내용을 포함한 관련 자료 등이 처음 공개됐습니다.

특히 법무부 국가안보부 소속 매튜 메켄지(Matthew McKenzie) 검사가 지난 2019년 11월 19일 재무부에 보낸 전자우편에 따르면, 2019년 4월 북한 암호화폐 회의 주최자가 그리피스에게 ‘돈세탁’(money laundering)이라는 단어를 강의 중에 언급하라고 하며, 암호화폐가 ‘돈세탁’에 사용될 수 있다는 내용을 북한 청중들에게 발표하라고 지시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진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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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무부 국가안보부 소속 매튜 메켄지 검사가 지난 2019년 11월 19일 재무부에 보낸 전자우편. /RFA Photo


특히 그리피스가 암호화폐 거래에 사용되는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s)을 언급하며, 북한이 이 ‘스마트 계약’을 통해 유엔의 법적인 체계를 피할 수 있다는 내용의 강의를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Griffith lectured on using smart contracts to avoid the UN 'court system')

아울러 메켄지 검사는 그리피스가 당시 암호화폐 회의에서 컴퓨터 발표 자료인 파워포인트와 PDF 문서 파일 등을 배포하고 사용했으며, 하얀 칠판에 암호화폐 도표를 그리는 등 적극적으로 북한 청중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대북제재위반 행위에 나섰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연방 검찰 측은 그리피스의 강의 내용이 대중에 공개된 일반적인 암호화폐 정보가 아니라, 특수하고 전문적인 정보이기 때문에 명백한 미국의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 위반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은 미국 재무부가 주도한 제재법으로 북한과 같은 테러지원국에 상품, 서비스 또는 기술을 수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이 법을 위반하면 최대 20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검찰은 암호화폐 회의 참석을 위해 그리피스가 북한 측에 입국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등, 자신의 행위가 대북제재 회피를 돕고 있다는 사실을 미리 인지하고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이번 전자우편 자료에 따르면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실(OFAC)도 법무부와 함께 합동으로 그리피스의 대북제재위반 혐의를 명확히 하기 위해 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조사에 나섰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뉴욕 남부지방법원의 케빈 카스텔(P. Kevin Castel) 판사는 그리피스에 대한 ‘컨퍼런스’(conference)를 오는 9월 7일 개최한다고 밝혔습니다.

‘컨퍼런스’는 피고, 원고 양 당사자들이 모여 동의하는 것과 동의하지 않는 사안을 확인하는 절차로 일정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 미국 민간연구기관인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사이버전문가인 매튜 하 연구원은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 법무부와 재무부 산하 해외통제실, 국무부 등 어느 부서든 상관없이 관련 모든 정부 기관들이 협력해, 그리피스의 유죄를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하 연구원: 현재 진행 중인 그리피스 사건과 관련해, 법무부가 구체적으로 조사를 수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피스에 대한 최초의 기소장은 북한을 방문해 암호화폐 회의에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을 위반했다는 혐의가 적용됐기 때문입니다.

이어 그는 북한이 사이버 범죄와 해킹 자금을 빼돌리기 위해 북한 국적이 아닌 개인이나 단체에도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리피스에 대한 미 당국의 직접적인 법적 대응은 북한의 모든 협력자들에게 큰 경고 신호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편, 대북제재 위반 혐의가 확정되면 그리피스는 최대 20년 징역형을 받을 수 있으며, 특히 검찰은 그리피스가 북한에 가서 취득한 모든 재산과 돈을 압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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