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동서독을 가르는 베를린 장벽 붕괴 30주년을 맞아 독일인들에게 한반도 분단 상황과 북한 인권 실태를 알리는 문화 행사가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될 예정입니다. 양희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독일의 인권단체 ‘사람’의 니콜라이 슈프리켈스(Nicolai Sprekels) 공동대표는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다음달 6일과 7일 음악과 공연, 한국 문화를 통해 독일 대중에게 북한 인권을 알리는 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습니다.
슈프리켈스 대표 : 영국에서 북한 인권단체 징검다리를 이끄는 탈북자 박지현 대표와 함께 이번 행사를 개최하는데요. 6일에는 옛 나치 독일 시대에 지어진 방공호인데 현재는 카페와 예술공간으로 활용되는 '아티스트 홈즈 벙커'에서 북한 음식 축제를 개최합니다. 7일에는 베를린 장벽 기념관(Berlin Wall Memorial)으로 장소를 옮겨 베를린 시민은 물론 이 곳을 찾는 각국의 관광객들에게 분단과 이별의 의미를 되새기고 북한 인권을 알리는 행사들이 열리게 됩니다.
슈프리켈스 대표는 최근 한류 열풍으로 베를린에만 한국 음식점이 60~70개에 달하는데 북한 음식점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정치나 인권 등 딱딱한 주제를 북한 음식을 통해 접근하기 위해 북한 음식 축제를 개최한 후 박 대표와 탈북 화가 송벽 씨, 그리고 탈북작가 지현아 씨 등과의 북한인권 관련 대화 시간이 이어진다는 설명입니다.
7일 베를린 장벽 기념관에서는 영국, 독일, 일본과 남미의 아르헨티나 등에서 온 10명의 음악인이 함께 하는 ‘솔베이지의 노래’ 앙상블 공연과 베를린에 기반한 ‘베이센펠더 연극단(WEIßENFELDER THEATER)’이 2014년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 보고서에 기술된 북한 인권 상황에 충격을 받고 제작한 작품의 공연, 북한 인권 노래 ‘유리병’ 합창 등을 선보이게 됩니다.
징검다리의 박지현 대표는 한국의 실험예술가 홍라무 씨가 ‘이별’을 주제로 한 무용인 ‘몌별’을 공연한다고 말했습니다.
박지현 대표 : (음력으로는) 7월 7일이 (이별해 있던 견우와 직녀가 1년에 한 번 만난다는) 칠석이잖아요. 그렇게 전설에도 있는 (견우와 직녀의 이별의) 아픔처럼 남과 북이 갈라져 있는 아픔을 묘사하고, 갈라져 있던 민족의 아픔을 칠석을 맞으면서…
‘몌별’이란 소매를 잡고 작별한다는 뜻으로 사랑하는 이들이 소매를 부여잡고 차마 헤어지지 못하는 아쉬운 이별을 의미합니다.
박지현 대표는 이어 자신과 탈북 작가 지현아 씨가 북한의 인권 참상을 그린 송벽 화가의 작품 내용에 맞는 시를 각각 낭송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북한 인권을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