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국영화 보지말라" 재차 경고

서울-김지은 xallsl@rfa.org
2015.02.25

앵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암살을 다룬 미국영화 ‘인터뷰’가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북한주민들도 이 영화의 내용에 궁금증을 더해 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북한당국이 미국 영화를 시청하는 주민들을 엄벌에 처할 것이라는 경고를 내렸다고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당국이 미국영화 국내 유포자와 시청자들을 엄벌할 데 대해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영화 모두를 겨냥한 지시로 여겨지는데 특별히 영화제목을 지정하지 않고 모든 미국영화를 대상으로 했다고 소식통들은 이야기했습니다.

20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지난해 말에 이어 최근 또다시 미국영화를 보지 말데 대한 지시문이 중앙으로부터 내려왔다”며 “중앙의 지시는 각 공장, 기업소, 인민반을 통해 주민들에게 전달되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지시문에서 북한은 “미국영화 유포자와 시청자들을 엄벌에 처할 것”이라고 했는데 주민들속에서는 “갑자기 미국과의 관계가 더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많이 제기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요즘은 주민들 속에서 한국영화보다 미국영화가 더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정하며 “미국영화 유포자와 시청자들을 엄벌하겠다는 것도 미국영화의 확산을 막자는 의도일 것”이라고 짐작했습니다.

특히 북한 주민들속에서 미국의 전쟁영화와 격투(액션)영화들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 ‘진주만’과 ‘태양의 눈물’은 못 본 사람이 없을 만큼 유명하다고 말했습니다. 윁남(베트남) 전쟁과 관련된 영화들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미국영화를 유포하거나 시청하지 말데 대한 북한 당국의 지시는 주민들속에서 큰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

함경북도의 소식통은 “당에서 언제 주민들에게 외국영화를 마음대로 보라고 한 적이 있냐” 면서 “미국영화를 보지 말라고 했는데 그러면 이젠 한국영화나 다른 자본주의 영화는 봐도 된다는 말이냐?”는 주민들의 조롱 섞인 비난을 전했습니다.

“특별히 보지 말라고 제목까지 지정한 미국영화는 없는가?” 라는 기자의 질문에 자강도의 소식통은 “예전에는 한국의 노래와 영화제목까지 찍어서 시청하지 못하게 했는데 미국영화는 특별히 지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영화를 보지 말데 대한 지시를 내린 배경에 대해 소식통들은 “미국 놈들은 겁이 많고 미국의 정치인들은 깡패들이라는 당국의 교육선전내용에 맞지 않기 때문일 것”이라며 “미국과 전쟁을 하겠다는 마당에 미국 군인들의 정의롭고 용감한 모습이 묘사되는 영화를 주민들이 시청한다는 것이 두려웠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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