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20일 당 전원회의 개최…“ 비핵화 언급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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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남북,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20일 개최합니다. 한국 내에서는 북한이 이번 회의를 통해 기존의 핵·경제 병진 노선을 수정해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2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3차 전원회의를 개최합니다. 지난해 10월 2차 전원회의 이후 6개월여만입니다. 2차 전원회의가 1차 전원회의 개최 후 17개월여 만에 열렸다는 점에서 3차 전원회의는 조기에 개최되는 셈입니다.

북한 매체는 19일 “당 중앙위 정치국은 혁명 발전의 중대한 역사적 시기의 요구에 맞게 새로운 단계의 정책적 문제들을 토의, 결정하기 위해 3차 전원회의를 20일 소집할 것을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밝힌 ‘새로운 단계의 정책적 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지난 9일 열린 정치국 회의를 통해 남북 정상회담을 공식화하고 미북대화를 언급한 만큼 이와 관련된 논의가 있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박영호 강원대 초빙교수 : 전원회의는 미북대화가 김정은 위원장의 전략적 결단에 의해 이뤄진다는 것을 공표하기 위해 열리는 것으로 봐야 합니다. 또한 북한 내부에 대미전략을 알리려는 목적도 있는 것 같습니다.

남북, 미북 정상회담의 핵심의제가 북한의 비핵화인 만큼 이에 대한 논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지난 2013년 3월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채택된 경제·핵 병진노선을 수정하는 새로운 노선이 이번 전원회의에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북한이 당 전원회의 결과 발표에서 비핵화를 어떤 방식으로 표현할지도 주목됩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우회적인 표현으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밝힐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합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조선반도에서 평화적인 대화가 시작됐고 이에 걸맞는 변화를 모색할 것'이라는 정도의 우회적인 표현이 나올 수 있습니다. 혹은 '북한의 비핵화'가 아닌 '조선반도의 비핵화'라는 표현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북한이 그동안 '비핵화는 김일성·김정일의 유훈'이라는 점을 강조해왔기 때문입니다.

앞서 북한은 정부 차원의 성명을 통해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바 있습니다. 지난 2016년 7월 공화국 정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서도 “선대 수령들은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정은 위원장도 지난달 열린 북중 정상회담에서 “비핵화는 선대의 유훈”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비핵화 발표로 인한 내부적인 충격을 줄이기 위해 병진 노선의 변경을 정당화하려 할 것”이라면서 “당 정치국회의, 최고인민회의에 이어 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개최하는 것도 이 같은 전략 노선의 수정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의 당 전원회의 결과 발표에는 비핵화와 관련된 언급이 전혀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박영호 강원대 초빙교수는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비핵화를 언급하면 북한의 대미 협상력이 약화된다”며 “핵무력을 완성한 국가로서 미국과 정상회담을 진행한다는 공식적인 표명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