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북 당전원회의, 2013년 규모 버금…결과 예의주시”

서울-홍승욱 hongs@rfa.org
2019.12.30
workers_party_meeting_b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이틀째 진행된 노동당 7기 5차 전원회의를 직접 주재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30일 보도했다. 사진은 이날 조선중앙TV가 보도한 이틀째 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단상에 오른 모습.
/연합뉴스

앵커: 한국 정부는 이번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가 예년보다 큰 규모로 열리고 있다며 향후 결과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8일 시작돼 3일째 이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한국 통일부는 이번 회의가 예년보다 큰 규모로 열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상민 한국 통일부 대변인: 지난 2019년 4월, 2018년 전원회의에 비해서 규모가 큰 것은 사실입니다. 기본적으로 2013년에 버금가는 규모가 참석한 것으로 저희는 일단 파악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회의와 비교된 지난 2013년 3월에 열린 제6기 제23차 당 전원회의는 김정은 시대 첫 전원회의로 당시 ‘경제·핵무력건설 병진노선’이 처음 제시된 바 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이번 회의에 각 도 인민위원장이나 농촌경리위원장 등 말단 간부들까지 참석한 것과 관련해서는 과거 회의와는 좀 다른 특징이 있는 것 같다며 참석 인원은 의제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회의가 이틀 이상 이어지고 있는 상황을 두고는 “김정은 시대에는 전원회의가 하루 정도 일정으로 열렸지만 김일성 시대에는 3일 이상 개최된 사례가 여러 번 발견된다”고 말했습니다.

현재까지 공개된 회의 내용에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이번 회의에서 ‘자주권과 안전보장을 위한 적극적인 공세적 조치’ 등이 언급된 것과 관련해 “대외사업과 군수공업 부문 등을 언급하며 나온 내용”이라며 북한의 추후 토의 내용이나 결정을 유심히 살펴보겠다고 말했습니다.

회의에서 북한 권력서열 3위인 박봉주 당 부위원장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서는 예단해서 말하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앞서 북한 관영매체가 공개한 이틀 동안의 회의 사진에 따르면 박 부위원장은 지난해 4월 회의 때와는 달리 주석단은 물론 일반 좌석 어디에서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내년에 닥쳐올 어려움을 엄중하게 보고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이례적으로 당 전원회의를 이틀 넘게 진행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대내외적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지난 22일까지 북한의 해외 파견 근로자들이 대거 철수하면서 북한의 내부 경기가 얼어붙고 북한 주민들 사이에 외화난 심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서는 당과 국가기관 간부들에게 이를 타개할 방향을 제시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또 회의 첫날 김략겸 북한 전략군사령관이 참석한 것으로 미뤄 핵과 미사일 능력 강화 방침도 재확인됐을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북한은 이날 관영매체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군 최고사령관 추대 8주년을 기념하면서 ‘미래는 최강의 군사력에 달렸다’며 국방력 강화 의지를 다지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이 연평도 포격 도발 9주기인 지난 11월 남북 접경지역을 직접 찾아 해안포 사격을 지시한 사실도 언급했습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번 회의에서 나온 ‘국가관리와 경제건설을 비롯해 국가건설 전반에서 제기되고 있는 문제들을 전면적, 해부학적으로 분석’했다는 표현이 다가오는 2020년을 대단히 엄중히 여기고 있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김 교수는 이번 회의에서 경제와 외교, 국방 문제 등이 큰 주제로 논의된 것으로 보이지만 이 가운데 경제개발 5개년 전략 마무리를 위한 경제 문제가 핵심 의제였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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