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문가들 “미북, 실무협상서 영변핵폐기 논의 집중할 것”

서울-목용재 moky@rfa.org
2019-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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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 12월 찍은 영변 원자로의 냉각탑 모습.
지난 2007년 12월 찍은 영변 원자로의 냉각탑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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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의 전문가들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김혁철 전 스페인, 에스빠냐 주재 북한대사가 실무협의를 통해 북한 영변 핵시설 폐기를 위한 논의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서울의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김혁철 전 스페인, 에스빠냐 주재 북한대사가 2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협의를 이틀째 진행했습니다.

양측은 2차 미북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를 논의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양측이 영변 핵시설 폐기와 이에 대한 미국의 상응 조치를 집중 논의했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남북 정상 간의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미국이 싱가포르 합의에 따라 상응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만큼 미북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에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관건은 영변 핵시설 폐기 수준과 이에 대한 미국의 상응조치를 어떻게 조율할지 여부입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미국의 대북제재 기조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양측이 괴리를 어떻게 좁히느냐가 미북 실무협상의 핵심 사안”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북한은 영변 핵시설에 대한 철저한 신고, 검증과 의심 시설 방문 없이 단순 참관 수준에서 비핵화 합의를 도출하려 할 겁니다. 이를 어떻게 조율할지가 관건입니다.

미국이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적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실리적인 차원의 합의에 접근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양측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영변 핵시설 불능화 단계까지만 합의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완전한 핵시설 폐기를 선언할 수 있다는 겁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핵시설을 영구 폐기하는 과정은 시간이 많이 소요되며 천문학적인 비용도 필요하다”며 “또한 미국은 정치적인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시간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완전한 폐기를 전제로 핵시설 불능화 합의를 이루는 것이 현실적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핵 6자회담의 한국 측 수석대표를 역임한 김숙 전 주유엔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인 입지에 도움이 될만한 조그만 성공이 도출되는 식으로 합의가 이뤄질까 우려된다”며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1차 회담과 비슷한 수준의 합의가 도출되면 강력한 대북제재만 훼손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미국이 영변 핵시설 폐기 수준으로는 합의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습니다. 영변 핵시설은 미국에 대한 실질적인 위협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북한 핵무기와 관련된 합의가 있어야 이번 정상회담에서 공동선언문이 나올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비건 대표가 언급한 ‘플러스 알파’는 ‘과거의 핵’입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폐기나 일부 핵물질의 반출 등 북한의 결정적인 행동이 수반되지 않으면 결과가 도출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2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 일정이 2월말로 확정된 상황에서 미국이 북한을 상대로 제대로 된 협상을 벌일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도 제기됩니다.

제한적인 미북 실무협상 시간을 북한이 협상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북한이 결정적인 합의를 지연시키면서 미국을 영변 핵시설 폐기와 관련된 낮은 수준의 합의로 유인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신범철 센터장은 “북한이 실무협상 초기에 많은 것을 합의해 줄 가능성은 낮다”며 “영변 핵시설에 대한 동결, 참관 수준의 폐기로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한국 내에서는 미국이 북한의 ICBM 폐기를 조건으로 적당한 수준에서 합의를 이룰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조한범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ICBM 폐기가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의 시작이 된다면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성과라고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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