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들 “북, 영변 경수로서 전술 핵무기용 플루토늄 생산”

앵커: 북한 영변 핵단지에서 핵물질 증산 시도로 의심되는 정황이 관측됐습니다. 핵 전문가들은 북한의 플루토늄 생산이 5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며 우려했습니다.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라파엘 그로시 IAEA(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은 22일 IAEA 이사회 개회사를 통해 “지난 10월 중순 이후 영변의 경수로 냉각 시스템에서 온수 배출이 관측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온수 배출은 경수로가 시운전되고 있으며, 원자로가 임계 상태(criticality) 즉, 안정적으로 제어돼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준비를 마친 상태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수년간 핵무기용 플루토늄을 생산하기 위해 영변에 있는 5MW급 원자로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해왔는데, 여기에 더해 경수로에서도 핵물질을 추출하는 징후가 발견된 겁니다.

미국의 저명한 핵과학자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2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가장 큰 우려사항은 이 경수로에서 생산되는 플루토늄은 더 작고 더 강한 핵무기에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는 아주 위협적인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이 지금까지 소형 핵탄두에 싣기에 부족했던 플루토늄 생산을 늘려 특히 전술핵무기에 주로 장착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 이 경수로가 완전히 가동되면 매년 20kg의 플루토늄을 쉽게 추가 생산할 수 있을 겁니다. 이는 기존의 5MW급 원자로에서 생산되는 플루토늄의 약 5배 정도의 양입니다. 이제 경수로를 가동하는 정황이 관측됐습니다. 이는 현실적인 위협입니다.

그러면서 핵무기의 종류와 디자인에 따라 다르지만 플루토늄만으로는 연간 5기의 핵무기를, 플로투늄과 무기급 우라늄을 합칠 경우 연간 10기의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차장을 역임한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날 RFA에 지금은 원자로의 동력을 서서히 증가시키며 다양한 시험을 하고 있는 과정일 것이라며, 경수로의 완전 가동까지는 약 반년이, 플루토늄 생산까지는 약 2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이노넨 연구원: 만약 북한이 내년 중에 경수로를 완전 가동하면, 아마 2025년 말에는 핵연료를 재처리하고 플루토늄을 분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아주 중요한 시점이 될 것입니다. 한번 플루토늄을 확보하면 핵무기로 만드는 데는 매우 짧은 시간만 걸리기 때문입니다.

올브라이트 소장 역시 “지금 북한이 가장 집중하는 것은 경수로의 완전 가동”이라면서 “약 1-2년 쯤 후 새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앞서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해 말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전술핵무기를 다량 생산하고 핵탄두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습니다.

두 전문가들은 모두 “이 경수로는 북한이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핵무기 원료 생산을 상당히 증가시키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유엔은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1718호와 1864호 등을 통해 우라늄 농축을 포함한 북한의 모든 핵 활동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날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북한이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하고 핵확산금지조약 협정의 효과적인 이행을 위해 IAEA와 신속히 협력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