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왜 지금 ‘바다’에 올인하나?

앵커: 북한이 지난 6일, 신형 구축함 ‘강건호’를 동해함대에 취역시켰습니다. 1년 전 진수식에서 옆으로 넘어지며 전 세계에 망신을 샀던 바로 그 배입니다. 지난 6월 서해함대에 배치된 1번함 ‘최현호’에 이어, 불과 두 달여 만에 동해와 서해에 한 척씩 들어선 건데요. 실패에도 멈추지 않는 북한, 왜 지금 바다에 매달리는지 박재우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1년 전, 북한의 신형 구축함이 진수식에서 옆으로 넘어갔습니다. 전 세계가 지켜보는 앞에서요. 김정은은 ‘범죄적 행위’라며 격노했고, 책임자들이 줄줄이 불려갔습니다.

그런데 그 배, 강건호가 지난 6일 원산에서 동해함대에 취역했습니다. 망신을 당하고도 끝내 밀어붙인 겁니다. 북한은 왜 이렇게까지 바다에 매달릴까요?

강건호만이 아닙니다. 지난 6월엔 1번함 최현호가 남포에서 서해함대에 취역했습니다. 두 달여 만에 동해와 서해에 한 척씩 배치된 겁니다. 같은 급 두 척이 지금도 더 건조 중이고, 위성사진에서도 청진과 남포 조선소가 눈에 띄게 확장되고 있습니다.

핵심은 배가 아니라 배에 실리는 것. 김정은은 취역식에서 이 함이 ‘국가 핵대응체계’에 들어가는 수단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지상에서의 핵무기는 위치가 드러나면 먼저 타격 목표가 됩니다. 반대로 움직이는 배와 잠수함에 나눠 실으면 타격에도 살아남는 전력이 될수 있는데요. 진수에 실패해도 포기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한국은 2030년대 중반 첫 핵추진잠수함 진수를 목표로 개발 계획을 공식화했습니다. 북한 외무성은 이를 두고 아시아·태평양에 ‘핵 도미노’를 부른다고 반발했습니다.

김정은은 동해를 두고, 교전 상대의 전투함이 상시 출몰하는 수역은 지구상에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밀리는 쪽이 아니라 맞받는 쪽이라는 그림을 만들려는 겁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운데)과 그의 딸 주애(왼쪽에서 두 번째)가  2025년 6월 12일, 라선 인근 항구의 라진 조선소에서 열린 강건호 진수식에 참석하고 있다.
강건호 진수식의 김정은 위원장과 딸 주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운데)과 그의 딸 주애(왼쪽에서 두 번째)가 2025년 6월 12일, 라선 인근 항구의 라진 조선소에서 열린 강건호 진수식에 참석하고 있다. (STR/AFP)

전문가들은 일본의 재무장과 미 항모 견제, 러시아와의 해상 군사협력까지 염두에 둔 다목적 행보로 풀이합니다.

브루스 클링너 맨스필드재단 선임연구원: 실제 전쟁에서 이 함정들이 오래 버틸 거라고 보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한미 양국의 작전계획 수립자들이 신경 써야 할 표적이 늘어나고, 감시해야 할 범위도 넓어집니다. 서해에서 한국 해군을 압박하는 회색지대 작전에도 쓰일 수 있습니다.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이건 한반도만 볼 게 아니라 국제정세 전체를 봐야 합니다. 최근 중국과 러시아가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지속적으로 연합 전략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요. 북한도 여기에 맞춰, 우리도 도련선까지 진출해 이런 전략에 기여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걸 보여주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은 ‘8개월 후에 다시금 세상에 증명해 보이겠다’고 예고했습니다. 2027년 5월 안팎, 전문가들은 SLBM 탑재 잠수함이나 핵추진잠수함 공개 가능성을 예견하기도 합니다.

브루스 클링너 맨스필드재단 선임연구원: 수상함이나 개량된 수중 드론일 수도 있습니다. 북한은 ‘핵 해일’을 일으켜 연합군 함정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수중 드론도 주장해 왔으니까요. 무엇이든 될 수 있지만, 제 예상은 핵추진 잠수함 관련 발표입니다.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개인적으로 가장 우려하는 것은 핵잠수함입니다. 북한이 얼마 전 SLBM, 즉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탑재하는 잠수함을 건조하는 모습을 공개했는데요. 북한은 기술력이 없고 원자로를 구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지만, 러시아는 잠수함용 원자로를 제공하려는 시도를 지속적으로 해왔습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