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무기에 대한 사실상 인정 Q/A
워싱턴-허형석 huhh@rfa.org
2010.03.31
2010.03.31
북한을 현재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한다는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 (IAEA) 명예 사무총장의 발언은 여러 의미를 지닙니다. 이 발언은 북한의 궁극적인 핵무기의 보유와 관련해 길이 더 넓어지고 있다는 동시에 핵무기의 보유에 수반하는 역풍도 그만큼 더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합니다. 일단 북한 핵문제에 관한 한 판은 이전보다 훨씬 커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엘바라데이 명예 총장의 발언에 관한 이모저모를 허형석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작년 11월 IAEA 수장직에서 물러난 엘바라데이 명예 총장이 북한의 핵 보유와 관련해서 내놓은 발언을 소개해 주시지요?
기자: 엘바라데이 전 총장은 12일 서울에서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서 인정한다”고 말해 잔잔한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엘바라데이 전 총장은 ‘세계 원자력 정상회의’의 폐막식 직후 “북한이 핵실험을 했고 핵기폭 장치를 보유한 것으로 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북한이 실질적으로는 핵무기를 보유했다는 미국 군부의 보고서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의 핵무기 보유가 이번엔 IAEA 전 수장의 입에서 나왔다는 데 이전과는 좀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앵커: 엘바라데이 전 총장의 발언과 비슷한 발언이 나온 적이 여러 차례 있습니까?
기자: 몇몇 발언이 있습니다. 미국 단체인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의 조지 슈와브 회장이 했던 발언이 있습니다. 슈와브 회장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국이 핵을 보유한 북한을 현실로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이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바가 있습니다. 또 미국 단체인 ‘코리아 소사이어티’의 에반스 리비어 회장은 “북한이 핵무기 능력을 보유한다는 결단을 내리고 사실상 핵 보유국으로 인정을 받기를 원하는 것 같다. 조미관계 정상화, 경수로 제공, 체제 보장과 같은 유인책으로 핵무기 개발계획을 포기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고 진단했습니다. 중국 베이징대학의 왕지스(王緝思) 국제관계학원장은 “북한이 핵을 보유했고 그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핵 보유와 관련한 북한의 입장은 변하지 않는다”라는 견해를 나타냈습니다.
앵커: 위에 나온 견해를 들어보면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는 북한의 비핵화를 일단 비관적으로 본다고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현재의 분위기입니까?
기자: 그렇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1994년 북한과 양자회담을 시작했습니다. 북한이 제네바 협의를 뒤집어 비핵화에 진전이 없었습니다. 미국은 2000년대 들어서는 증인격의 네 나라인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을 참여시킨 6자회담을 출범시키고 북한의 비핵화를 또 논의했습니다. 이 회담에서 비핵화의 윤곽이 어느 정도 나오자 북한이 이를 탈퇴했고 이 바람에 6자회담은 1년 반 정도 교착 상태입니다. 지금도 6자회담을 재개하는 조건을 놓고 미국과 북한 간의 줄다리기가 계속됩니다. 비핵화에 의지가 없는 북한을 회담으로 끌어내는 일이 쉽지는 않습니다. 설령 끌어낸다해도 일이 진행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무려 16년을 끌어온 북한의 비핵화는 외교적으로 해결하기가 어렵다는 비관론이 우세합니다.
앵커: 북한은 일단 핵무기를 보유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보입니다. 그렇다면 북한이 계속 핵무기를 개발할 경우 어느 정도의 핵무기 전력을 보유할 수가 있나요?
기자: 미국 국무부의 조엘 위트 전 북한 담당관이 내놓은 추계가 있습니다. 위트 전 담당관은 북한이 비핵화 협상을 넘어서서 핵무기 개발계획을 재가동할 경우 2019년까지 최대 14-19개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영변의 50메가와트 원자로 건설을 매듭지을 경우 매년 핵무기 11개까지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 55킬로그램을 생산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위트 전 담당관은 북한이 이와 함께 핵탄두를 운반할 장거리 미사일의 추가적인 실험 발사와 단거리와 중거리 미사일의 실험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 같은 일련의 실험은 핵실험과 결합돼 핵무기를 탑재한 미사일이 실전 배치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위트 전 담당관은 전망했습니다.
앵커: 북한이 이처럼 핵무기를 열심히 개발하고 보유하려는 이유는 어디에 있나요?
기자: 여러 번 말씀을 드린 대로 북한이 현재 체제를 유지해야 하는 필요성 때문입니다. 북한은 자체적으로 안고 있는 취약성 때문에 정권 붕괴를 맞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습니다. 여기에다 조선전쟁부터 적대 관계를 형성한 미국이 기회를 잡으면 침공한다는 불안감도 아울러 가집니다. 외부 세력이 북한 문제에 간여하지 못하게 하려고 선택한 길이 핵무기의 보유입니다. 미국과 같은 강대국에 대항하는 수단은 그 길밖에 없다고 판단을 내렸습니다. 북한 지도부는 핵무기를 포기한다면 국제 사회가 북한을 만만하게 보기 때문에 체제를 지탱하는 수단이 없어진다고 판단합니다. 국제 사회가 비핵화의 대가로 여러 방안을 제시해도 귀를 기울이지 않습니다. 국제 사회가 바라는 비핵화를 받아들이면 대항력뿐만 아니라 협상력이 떨어진다고 봅니다. 그래서 북한은 핵을 가진 상태에서 협상을 계속하고 더 나아가서 미국의 위협이란 명분을 내세우면서 미국과 담판을 짓고 인도나 파키스탄의 경우처럼 핵 보유를 기정사실화하려고 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북한이 국제 사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핵무기를 갖는 데 대한 불이익은 뭔가요?
기자: 유엔 제재와 같은 국제 사회의 불이익을 계속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럴 경우 폐쇄적인 국가가 더욱더 폐쇄적인 길을 걸어야만 합니다. 북한처럼 전 세계에서 폐쇄적인 나라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전 세계가 경제 교류를 통해 복지와 후생을 증진하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인민의 생활을 향상시키기 위한 경제 발전이 있을 수가 없습니다. 그 결과 북한은 더욱 침체의 길로 접어듭니다. 북한이 핵을 갖겠다고 주장하는 불안정한 상황에서 북한에 투자하거나, 무기 밀매를 제외하고 북한과 거래하려는 나라는 거의 없습니다. 북한 지도층은 한층 어려운 국면을 맞아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해 발생하는 피해나 부담은 일반 인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뿐입니다. 그러다 북한이 붕괴를 맞을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앵커: 북한은 이처럼 앞날을 예측하기 어려운 불안정한 상황에서 갑작스런 붕괴를 맞을 수도 있다고 보입니다. 그럴 경우 그 위험한 핵무기는 어떻게 처리됩니까?
기자: 한반도의 주변 강대국은 이에 관한 계획을 세웠다고 보입니다. 특히 미국은 알카에다와 같은 테러 집단의 손으로 북한 무기가 들어가는 사태를 가장 우려합니다. 11일 월터 샤프 주한 미군 사령관은 미국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를 제거하는 부대를 운용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보다 먼저 북한을 점령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보는 문제에 관해 허형석 기자와 함께 알아봤습니다
앵커: 작년 11월 IAEA 수장직에서 물러난 엘바라데이 명예 총장이 북한의 핵 보유와 관련해서 내놓은 발언을 소개해 주시지요?
기자: 엘바라데이 전 총장은 12일 서울에서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서 인정한다”고 말해 잔잔한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엘바라데이 전 총장은 ‘세계 원자력 정상회의’의 폐막식 직후 “북한이 핵실험을 했고 핵기폭 장치를 보유한 것으로 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북한이 실질적으로는 핵무기를 보유했다는 미국 군부의 보고서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의 핵무기 보유가 이번엔 IAEA 전 수장의 입에서 나왔다는 데 이전과는 좀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앵커: 엘바라데이 전 총장의 발언과 비슷한 발언이 나온 적이 여러 차례 있습니까?
기자: 몇몇 발언이 있습니다. 미국 단체인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의 조지 슈와브 회장이 했던 발언이 있습니다. 슈와브 회장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국이 핵을 보유한 북한을 현실로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이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바가 있습니다. 또 미국 단체인 ‘코리아 소사이어티’의 에반스 리비어 회장은 “북한이 핵무기 능력을 보유한다는 결단을 내리고 사실상 핵 보유국으로 인정을 받기를 원하는 것 같다. 조미관계 정상화, 경수로 제공, 체제 보장과 같은 유인책으로 핵무기 개발계획을 포기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고 진단했습니다. 중국 베이징대학의 왕지스(王緝思) 국제관계학원장은 “북한이 핵을 보유했고 그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핵 보유와 관련한 북한의 입장은 변하지 않는다”라는 견해를 나타냈습니다.
앵커: 위에 나온 견해를 들어보면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는 북한의 비핵화를 일단 비관적으로 본다고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현재의 분위기입니까?
기자: 그렇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1994년 북한과 양자회담을 시작했습니다. 북한이 제네바 협의를 뒤집어 비핵화에 진전이 없었습니다. 미국은 2000년대 들어서는 증인격의 네 나라인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을 참여시킨 6자회담을 출범시키고 북한의 비핵화를 또 논의했습니다. 이 회담에서 비핵화의 윤곽이 어느 정도 나오자 북한이 이를 탈퇴했고 이 바람에 6자회담은 1년 반 정도 교착 상태입니다. 지금도 6자회담을 재개하는 조건을 놓고 미국과 북한 간의 줄다리기가 계속됩니다. 비핵화에 의지가 없는 북한을 회담으로 끌어내는 일이 쉽지는 않습니다. 설령 끌어낸다해도 일이 진행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무려 16년을 끌어온 북한의 비핵화는 외교적으로 해결하기가 어렵다는 비관론이 우세합니다.
앵커: 북한은 일단 핵무기를 보유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보입니다. 그렇다면 북한이 계속 핵무기를 개발할 경우 어느 정도의 핵무기 전력을 보유할 수가 있나요?
기자: 미국 국무부의 조엘 위트 전 북한 담당관이 내놓은 추계가 있습니다. 위트 전 담당관은 북한이 비핵화 협상을 넘어서서 핵무기 개발계획을 재가동할 경우 2019년까지 최대 14-19개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영변의 50메가와트 원자로 건설을 매듭지을 경우 매년 핵무기 11개까지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 55킬로그램을 생산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위트 전 담당관은 북한이 이와 함께 핵탄두를 운반할 장거리 미사일의 추가적인 실험 발사와 단거리와 중거리 미사일의 실험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 같은 일련의 실험은 핵실험과 결합돼 핵무기를 탑재한 미사일이 실전 배치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위트 전 담당관은 전망했습니다.
앵커: 북한이 이처럼 핵무기를 열심히 개발하고 보유하려는 이유는 어디에 있나요?
기자: 여러 번 말씀을 드린 대로 북한이 현재 체제를 유지해야 하는 필요성 때문입니다. 북한은 자체적으로 안고 있는 취약성 때문에 정권 붕괴를 맞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습니다. 여기에다 조선전쟁부터 적대 관계를 형성한 미국이 기회를 잡으면 침공한다는 불안감도 아울러 가집니다. 외부 세력이 북한 문제에 간여하지 못하게 하려고 선택한 길이 핵무기의 보유입니다. 미국과 같은 강대국에 대항하는 수단은 그 길밖에 없다고 판단을 내렸습니다. 북한 지도부는 핵무기를 포기한다면 국제 사회가 북한을 만만하게 보기 때문에 체제를 지탱하는 수단이 없어진다고 판단합니다. 국제 사회가 비핵화의 대가로 여러 방안을 제시해도 귀를 기울이지 않습니다. 국제 사회가 바라는 비핵화를 받아들이면 대항력뿐만 아니라 협상력이 떨어진다고 봅니다. 그래서 북한은 핵을 가진 상태에서 협상을 계속하고 더 나아가서 미국의 위협이란 명분을 내세우면서 미국과 담판을 짓고 인도나 파키스탄의 경우처럼 핵 보유를 기정사실화하려고 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북한이 국제 사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핵무기를 갖는 데 대한 불이익은 뭔가요?
기자: 유엔 제재와 같은 국제 사회의 불이익을 계속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럴 경우 폐쇄적인 국가가 더욱더 폐쇄적인 길을 걸어야만 합니다. 북한처럼 전 세계에서 폐쇄적인 나라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전 세계가 경제 교류를 통해 복지와 후생을 증진하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인민의 생활을 향상시키기 위한 경제 발전이 있을 수가 없습니다. 그 결과 북한은 더욱 침체의 길로 접어듭니다. 북한이 핵을 갖겠다고 주장하는 불안정한 상황에서 북한에 투자하거나, 무기 밀매를 제외하고 북한과 거래하려는 나라는 거의 없습니다. 북한 지도층은 한층 어려운 국면을 맞아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해 발생하는 피해나 부담은 일반 인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뿐입니다. 그러다 북한이 붕괴를 맞을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앵커: 북한은 이처럼 앞날을 예측하기 어려운 불안정한 상황에서 갑작스런 붕괴를 맞을 수도 있다고 보입니다. 그럴 경우 그 위험한 핵무기는 어떻게 처리됩니까?
기자: 한반도의 주변 강대국은 이에 관한 계획을 세웠다고 보입니다. 특히 미국은 알카에다와 같은 테러 집단의 손으로 북한 무기가 들어가는 사태를 가장 우려합니다. 11일 월터 샤프 주한 미군 사령관은 미국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를 제거하는 부대를 운용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보다 먼저 북한을 점령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보는 문제에 관해 허형석 기자와 함께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