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에 장기 억류 북 선원들 건강 악화"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0.01.27
MC: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된 북한 선원 28명이 두 달 넘게 억류생활을 이어가면서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북한 측은 여전히 이들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없다는 답변 뿐입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돼 억류 70일(72일)을 넘긴 28명의 북한 선원들은 여전히 소말리아 해적에게 붙잡혀 있으며 이들의 건강 상태가 악화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영국에 있는 국제해사국(IMB)산하 ‘해적신고센터’의 사이러스 모디 국장은 28명의 북한 선원과 납치된 선박 ‘테레사 8호(Theresa VIII)’가 지금도 해적에 억류 중이며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27일 밝혔습니다. (Information available to us currently indicates that the vessel is still under negotiation.)

이런 가운데 ‘테레사 8호’가 등록된 싱가포르의 ‘키리바티 선박 등록국’(Kiribati Ship Registry)측은 특히 오랜 억류 생활로 정신적, 육체적으로 지친 북한 선원들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버진 아일랜드 소속의 ‘테레사 8호’는 지난해 11월 16일, 2만 2천여 톤의 화학물질을 싣고 케냐로 향하던 중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됐습니다. 선박에 타고 있던 28명의 북한 선원도 함께 납치돼 두 달이 넘도록 억류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국에 있는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의 북한 대표부 담당관리는 북한 선원이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된 이후 이들의 억류생활이나 건강상태 등 어떠한 정보도 알지 못한다며 서둘러 전화를 끊었습니다.

북한 대표부: I do not have any information on its progress... 저희는 협상 과정이나 북한 선원의 상태에 대해 어떤 정보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소말리아 해적에 억류된 북한 선원 외에 지난 20일 북한 상선이 아덴만을 지나다 소말리아 해적의 공격을 받았지만 미군의 지원으로 이들을 물리쳤고 지난해 5월에는 한국의 청해부대가 북한 선박을 쫓는 해적선을 퇴치하는 등 최근 소말리아 해적에 따른 북한 선박의 피해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미국 북한인권위원회의 김광진 방문 연구원은 외화벌이의 수단으로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위험도가 높은 지역을 항해하다 보니 해적의 공격을 받는 횟수도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김광진: 해적이 북한 사람을 목표로 하기보다 그쪽에서의 활동이 더 위험하기 때문에 북한 선원이 많이 고용된다고 봐야죠. 위험도가 높으니까 임금도 많이 줄 수 있고, 그래서 그런 항해계약이 많아지지 않나 싶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외화벌이가 어려우니까 그런 위험을 무릅쓰는 거고 그래서 해적의 공격이 빈번해질 수 있을 겁니다.

북한 간부 출신의 김 연구원은 소말리아 해적도 북한에서 보상을 기대하기 어려워 가능한 운송회사 측과 협상을 추진할 것이라며 북한이 과거 소말리아 정부와 관계를 이용해 공식 혹은 비공식적인 석방 노력을 펼칠 수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북한 사정에 밝은 다른 탈북자는 북한 선원이 항해 도중 위험한 상황에 직면하면 대부분 북한 당국의 도움을 기대하기보다 스스로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면서 이번 억류사례에서도 북한 당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하지는 않은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소말리아 해적은 지난해 모두 47척의 선박을 납치했으며 200여 명의 선원이 인질로 억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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