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위조 방지 사진 전사식 국경 통행증 발급
2005.09.06
북한 당국은 최근 국경 통행증의 위조 방지를 위해 사진을 붙이지 않고 직접 인쇄하는 방식의 사진 전사식 통행증으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탈북자들은 북한 내부의 근본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국경을 넘으려는 주민들을 통제하는데 실효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수경 기자함께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이번에 공개된 북한의 새 국경 통행증은 기존의 통행증과 어떤 점이 다릅니까?
가장 큰 특징은 사진의 부착 방식입니다. 기존의 것은 사진을 붙이고 또 각종 기재 사항도 손으로 직접 쓰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러나 새 통행증은 사진을 붙이지 않고 직접 양식에 인쇄하는 전사식이며 기재 사항도 컴퓨터 인쇄로 바뀌었습니다. 사진 전사식의 경우는 사진을 떼거나 붙이지 못하게 함으로써 위조나 변조를 방지하는데 효율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동안 북한 당국은 국경 통행증을 어떤 사람들에게 발급해 왔습니까?
탈북자들의 말에 의하면 그전에는 북한의 보위부 요원 등 중국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당국의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자유롭게 국경을 다닐 필요가 있는 사람들에게만 국경 통행증을 발급했습니다.
그러나 경제난 이후에는 중국으로부터 경제적 도움을 받기 위해 중국에 친척이 있는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국경 통행증을 발급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뇌물을 주고 국경 통행증을 발급 받거나 위조된 가짜 통행증을 사고파는 일도 성행하고 있다고 탈북자들은 말합니다.
그렇다면 위조된 국경 통행증은 누가 어떻게 거래하고 있습니까?
중국을 오가며 사업을 하고 있는 탈북자 정일영(가명)씨에 의하면 주로 중국과 밀수 등 장사를 하는 북한주민들이 이 위조 통행증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조선족과 북한 주민이 연결이 돼서 중국에서 복사기로 위조한 가짜 통행증을 만들어 북한으로 들여오는 식으로 거래된다고 합니다. 정씨의 얘기를 들어보시겠습니다.
정일영: 복사기가 북쪽에 많이 들어갑니다. 돈이 많은 사람들이 그것 가지고 돈벌이를 하고 또 그것을 가지고 편하게 다닙니다. 신분증은 말할 것도 없고 중국 국경 넘는 것뿐만 아니라 지방 국경 넘는 것도 마음대로 다닐 수 있는 자유가 없으니까 복사기로 위조를 하는 거죠. 돈도 복사하는데 신분증 복사는 아무것도 아니죠.
위조 국경 통행증은 얼마 정도에 거래가 되고 있습니까?
정씨는 위조 국경 통행증은 미화로 약 500달러에서 많게는 1000달러까지도 거래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물론 500달러라는 돈은 북한에서도 4인 기준으로 2가정이 1년 동안 잘 먹고 살 수 있는 돈이라고 합니다.
최근 북한에서는 중국과의 밀수로 큰 돈을 버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 이 돈을 내고라도 자유롭게 중국을 다니고자 하는 북한 주민이 늘고 있다고 정일영씨는 설명합니다.
정일영: 가짜 통행증은 제가 알기로는 돈을 500불에서 1000불 정도에 삽니다. 중국에 선이 다 있어야 사는 겁니다. 중국에 가면 500불 벌지 못할 사람들은 엄두도 못 내고 중국에 그만한 연결이 있어야 시도합니다.
예를 들면 골동품 고려자기를 중국에 넘겨줘서 팔아먹는 사람 있고 아편가지고 중국하고 머리 쓰는 사람 있고 또 귀금속 그리고 북한의 자료를 중국에 넘겨서 돈 버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북한 당국의 새로운 국경 통행증은 앞으로 국경 통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까?
정일영씨는 북한 당국이 국경 통행증 양식을 바꾼 것은 위조 방지가 목적이라고는 하지만 워낙 밀입국자가 많아서 국경 통제에는 별다른 영향을 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근본적으로 북한 내부에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국경을 넘으려는 북한 주민들은 늘어만 갈 것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입니다.
정일영: 그 사람들 목적은 가족 먹여 살리고 잘 사는 것이 목적입니다. 옛날처럼 사상주의에서 벗어나서 이제는 국가가 만들지 못하는 것을 자신의 삶을 위해서 개척합니다. 통제를 한다지만 국가 정책보다는 개인의 머리가 더 좋아집니다. 자본주의의 맛을 알면 돈의 가치를 알기 때문에 사람이 상상을 초월합니다.
그는 북한당국은 주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할 돈으로 주민들의 먹고 사는 일에 더 투자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수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