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양성원 yangs@rfa.org
9월 1일부터 이틀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북관계 진전의 폭과 속도를 가늠하게 될 미국과 북한의 양자 접촉이 열립니다. 회의를 앞두고 오늘 힐 미국 대표와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모두 제네바에 도착해 회담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제네바 현지에서 보도합니다.

힐 차관보가 이끄는 미국 대표단은 31일 오후 1시경 제네바 쿠앙트랭 국제공항을 통해 제네바에 들어왔습니다. 힐 차관보는 이번 회담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회담에서 미국이 북한 측 거는 기대를 요약해 설명했습니다.
Chris Hill: “이번 회의 후에 곧 열리는 본 회담에서는 북한이 핵시설 불능화와 핵목록 신고에 대한 순서 등 구체적인 합의가 이뤄지길 바랍니다.”
따라서 이번 회의가 9월 6자회담 본회의를 준비한다는 측면에서 또 북미관계 개선의 기회가 된다는 측면에서 미국에게 매우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Chris Hill: (For us it's an important working group...)
힐 차관보는 이어 완전한 북한 핵폐기 이전에라도 북한이 테러지원국에서 해제될 수 있냐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질문에 대해 일단 확답을 피했습니다.

Chris Hill: (Well, we have been working, as you know, from Feb. 13 agreeement...)
힐 차관보는 2.13 합의에 따라 이 문제를 북한 측과 논의해 왔다면서 정확히 어느 국면(stage)에서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할 지는 이번 회의를 비롯해 앞으로 북한 측과 계속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북한 측에게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 대표단은 30일 밤 11시경 제네바에 도착했습니다.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공항에서 바로 제네바 주재 북한 대표부로 향했습니다. 대표부 앞에서 김 부상은 이번 미국과의 회의가 잘 될 것 같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불어로 ‘그렇게 생각한다. 잘 안될 이유가 없지 않겠냐’(I think so, yes. Why not?)라고 답했습니다. 또 한국말로는 앞으로 회의 과정을 지켜보자고 말했습니다.
김계관: 글쎄, 좀 지나 봅시다.
이번 회담은 토요일과 일요일인 9월 1일과 2일 이틀 동안 진행됩니다. 이번 회의 초점은 비핵화 2단계 이행 방안인 북한 핵시설 불능화와 핵프로그램의 전면 신고 그리고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북한을 삭제하느냐의 여부입니다. 미국은 이번 실무회의에서 북핵 불능화 와 핵프로그램 신고를 올 연말까지 마무리 짓는 방안을 북한 측과 협의하고 북한이 이를 받아들여야 북미 관계도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입니다.
힐 차관보는 일본에게 있어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는 매우 중요한 문제임을 강조하면서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에 앞서 그 문제와 관련한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재차 확인했습니다. 북한과 일본은 9월5일과 6일 몽골에서 북일관계 정상화 실무회의를 열 계획입니다.
이번 미북 접촉은 지난번 2.13 합의에 따라 구성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5개 실무 그룹 회의 가운데 하나지만 미국과 북한의 관계 정상화와 경제, 에너지 지원 등 양측의 모든 현안이 논의된다는 점에서 상당히 큰 의미를 갖고 있다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또한 이번 회담에 이어 다음 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각료회의에서는 북한 핵과 관련한 관련국들의 접촉이 있게 되며 그 뒤를 이어 6자회담 등이 예고돼있어 이번 회담이 앞으로 열릴 북핵 관련 회담의 방향성을 갖게 한다는 면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