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에 파견된 북한 여성 근로자들 임금의 절반 이상은 북한 당국이 가져가 -IHT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들에게 달러로 지급되는 임금이 당과 군부로 흘러들어가고 있어 남한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동유럽 체코의 여러 공장에서 일하는 북한 여성 근로자들의 임금도 대부분 북한 당국으로 흘러들어간다는 보도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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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에서 근무하는 북한 여성 직원들 - AFP PHOTO/POOL/LEE Jae-Won

프랑스 파리에서 발행되는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9일자 체코 현지발 기사에서 체코에서 일하는 전체 408명의 북한 파견 근로자들 가운데 392명의 여성 근로자들은 북한 당국에 임금 대부분을 보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대부분은 봉제공장에서 일하고 있으며 자신의 생활이 만족하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이들의 노동은 북한 당국에 의한 강제노동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바실레프 하벨 전 체코 대통령은 이 신문과의 회견에서 체코가 북한의 금고를 채워주는 기지가 되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체코 내 한 공장의 관리소장은 이 신문과의 회견에서 전체 750명의 직원 중 82명이 북한 근로자들이며 이들의 나이는 20~28세까지 이른다고 말했습니다. 이 북한 근로자들은 3년 또는 4년의 계약을 맺고 일하는데 이들이 받는 임금은 미화로는 약 1천165 달러입니다.

그러나 이 신문은 체코 경찰의 말을 빌어 이들이 받는 임금 가운데 80%는 사실상 ‘공동 계좌’로 입금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체코 당국은 북한 근로자들이 받는 임금이 북한 정부에 전달되거나 프라하 주재 북한 대사관에 전달되고 있다는 점을 의심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지난 2002년 남한으로 망명하기 직전 체코 프라하에 주재했던 탈북자 김태산 씨는 지난 3월 유럽의회가 개최한 청문회에서 북한 파견 근로자들의 임금 전체는 북한 정부가 통제하는 하나의 계좌로 흘러들어간다고 중언한 바 있습니다.

그는 이 증언에서 이 여성 근로자들의 임금 가운데 절반 이상이 ‘자발적 기여‘ 명목으로 공제되며, ‘김정일 장군님 만수무강 식품비용’과 ‘생일 선물‘ 등 명목으로 추가로 공제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씨는 이것 빼고 저것 빼고 나면 북한 여성근로자들이 실제로 손에 쥐는 달러는 고작 한 달에 10달러에서 20달러 밖에 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김태산씨는 최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도 해외에서 근무하는 모든 북한 사람들은 ‘충성의 외화벌이’라고 해서 북한 당국에 반드시 돈을 보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태산: (2006.11.6 김부자 실체 중) 충성의 외화벌이는 중앙당에서 조직한 것인데, 주민들 1인당 각자에게 외화벌이 계획을 할당하는 조직, 북한에서 밥을 먹는 주민들은 누구에게나 부과되는 과제입니다.

한편 이번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월 체코는 북한에 대해 노동 비자를 새로 발급하는 업무를 중단했지만, 이전에 체코에 들어온 북한 근로자들은 여전히 곳곳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체코 당국은 북한 여성들의 임금 착취 혐의를 알면서도 이들 중 누구로부터 자신들의 임금이 착취당하고 있다는 증언을 확보하지 못해 수사를 하지도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워싱턴-김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