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기독교인들, 몰래 캐럴 송 불러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0.12.23
MC: 기독교의 최대 축제일인 성탄절을 맞아 북한의 수십만 기독교 신자들은 북한 당국의 감시를 피해 조용히 이를 기념합니다. 기독교 신자들은 캐럴 송, 즉 성탄절 노래를 부르며 성경 말씀과 기도제목을 나누기도 합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는 성탄절. 매년 12월 25일로 지키는 성탄절은 전 세계의 모든 사람이 아기 예수의 탄생을 알리며 함께 즐거워하는 지구촌의 축제입니다.

하지만, 종교의 자유가 없는 북한에서는 약 50만 명의 기독교 신자가 있지만 올해도 성탄절을 마음껏 기념할 수 없습니다. 또 24일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모인 김정숙의 생일이어서 이와 관련한 행사로 분주한 모습입니다.

국제기독교단체인 ‘오픈 도어즈(Open Doors)’의 제리 다이크스트라(Jerry Dykstra) 공보 담당관은 북한에서 성탄절을 기념할 수 없지만 수십만 명의 기독교인이 가정과 지하교회를 통해 비밀리에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한다고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특히 기독교 신자들 사이에서는 ‘고요한 밤, 거룩한 밤’, ‘기쁘다 구주 오셨네’ 등 캐럴 송, 즉 성탄절 노래를 부르기도 하며 이 노래가 가족과 기독교 신자들 사이에서 전해지고 있다고 탈북자의 말을 인용해 다이크스트라 공보 담당관은 설명했습니다.

(At Christmas time they sing familiar Christmas carols such as 'Silent night, holy night' and 'Joy to the world'. Older North Korean Christians know these too.)

특히 과거 기독교 신자였던 부모를 통해 자녀도 성탄절 노래를 배우고 따라 부른다는 설명입니다. 또 북한 내 신자들은 쪽지를 통해 성경 말씀과 기도제목을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픈 도어즈’는 최근 북한에서 활동하는 내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북한에는 40~50만 명의 기독교 신자가 있으며 전도를 통해 신자들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 가운데 7만~10만 명의 기독교인이 정치범 수용소에 갇혀 있는 것으로 추산한다고 ‘오픈 도어즈’ 측은 집계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다이크스트라 공보 담당관은 다음 달 공개할 예정인 ‘세계 기독교 박해 지수’에서 (The List of World's Worst Abusers of Religious Freedom) 북한이 9년 연속 최악의 탄압국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23일 전했습니다. (Our World Watch List 2011 is coming out on Jan. 5. NK is expected to be No. 1 again.)

또미국의 기독교 단체인 ‘순교자의 소리(Voice of Martyrs)'의 토드 네틀턴 공보실장도 북한의 후계자로 공식화된 김정은 체제에서도 기독교를 비롯한 종교의 자유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국제기독교 단체들은 성탄절이 전 세계 모든 사람이 함께 즐기며 기념하는 기독교 최대의 축제이지만 신앙의 자유는 물론 성탄절조차 즐길 수 없는 북한의 현실은 열악한 인권 상황의 한 예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오픈 도어즈' 측은 겨울을 맞아 북한 주민이 식량난과 비싼 쌀과 땔감 가격으로 고통 받고 있다며 북한 주민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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