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지난 18일 정찰위성 시험품을 발사했다며 위성 사진을 공개한 가운데, 미국 전문가들은 이를 분석하며 매우 기초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일부 전문가는 이번 발사가 위성 발사체가 아닐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지난 18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최종 단계의 중요 시험을 진행했다고 주장하면서, 위성시험품 탑재체에서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이에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이번 발사를 위성시험품이 아닌 중거리 탄도 미사일(MRBM)이라고 평가했지만, 이번 발사가 정찰위성이라고 하더라도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한국 전문가들이 관측용 사진으로 쓰기에 효용성이 떨어지고, 조악하다고 평가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말 같지도 않은 개짖는 소리”라며 “상식밖의 말”이라고 반발했습니다.
북한이 공개한 위성사진에는 용산 대통령실 일대 등 서울과 인천항의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그러나 모두 흑백사진이고 구글 위성사진보다 해상도가 높지 않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미국 위성사진 전문가들도 북한의 위성사진 기술이 뒤떨어졌다는 점에 동의했습니다.
미 연구기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조셉 버뮤데즈(Joseph S. Bermudez) 선임연구원은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이번에 공개된 영상들은 구글 영상보다 해상도가 떨어지는 매우 기본적(Basic)인 수준”이라며 “그것들은 미국이 1960년대에 수집한 위성 사진들과 비슷하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북한 정권이 정찰위성을 개발하기로 했다면, 빠른 시일내에 이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버뮤데즈 연구원 :북한은 얼마나 오래 걸리는지, 얼마나 발전된 기술인지 상관없이 그것(정찰위성)을 개발하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만약 미국과 한국이 위성을 발사하기를 원한다면, 그들은 이용 가능한 최고의 기술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적절한 수준의 기술을 추구하고 있으며, 만약 그들이 최첨단 기술을 추구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더 빨리 움직일 수 있습니다. (They are going to try to do it no matter how long it takes and how good that would be. We will have to see. If U.S. and South Korea want to launch satellite, they're going to have best technology available. But North Korea is going for appropriate technologies, if they are looking for not cutting edge they can move faster.)
한미경제연구소(KEI) 클린트 워크(Clint Work) 연구원도 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공개한 위성 사진은 ‘매우 조잡한 특성’(Very crude nature of the imagery)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워크 연구원은 “이번 북한의 발사는 현재의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새로 개발된 탄도 미사일이나 기존 포탄 및 다중 발사체를 사용하여 목표로 삼을 지역과 관련해 한국에 보내는 신호라고 생각된다”고 답했습니다.
몇몇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발사한 발사체가 북한이 주장하는 ‘정찰 위성 시험품’이 아닐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미국 랜드연구소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베넷(Bruce Bennett) 선임연구원은 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통화에서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위성을 궤도에 올릴 수 있는 미사일이 있어야 하지만 그들이 시험한 이 미사일이 그렇게 할 수 있는지 확실하지 않다”며 “북한은 이부분을 확실하게 시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북한이 공개한 사진이 드론으로 찍은 것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베넷 연구원 :나는 그들이 실제로 인공위성을 궤도에 진입시켰다는 어떤 징후도 보지 못했습니다. 그 사진들은 그들이 발사한 미사일에서 찍은 것인지도 모릅니다. 남한 상공을 비행한 북한 드론에 찍혔을 수도 있겠죠. 그래서 우리는 완전히 확신하지 못하는 겁니다. 기억하시나요? 몇 년 전 북한이 드론을 청와대 상공에 띄워 사진을 찍었는데 추락하면서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것(사진)이 그들이 말하는 위성에서 가져온 것인지 정확히 알지 못합니다. (I haven't seen any indication that it actually put a satellite in orbit. We don't even know if those pictures were taken by the missiles they launched. They could have been taken by some drone that North Korea flew over South Korea, so we're not really sure remember that? years ago, North Korea flew a drone over the blue house and took pictures and we found out about it when it crashed. So, we really don't know for sure that these were taken from the missile that they say it was)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David Maxwell) 선임연구원도 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위성을 발사했을 가능성이 없다”며 “이번 발표가 북한의 실패한 전략의 또 다른 예시”라고 밝혔습니다.
또 그는 “이번 북한의 발표는 유치하고 미숙한 행동”이라며 “북한이 위성을 발사했다면 한국과 미국의 정보기관이 발사를 감지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내년 4월까지 군사 정찰위성 개발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자 박재우, 조진우, 에디터 김소영,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