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 선박 ‘회룡호’ 제재회피 의심 정황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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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스라엘의 해운정보업체 '윈드워드(Windward)'는 유엔 제재 대상인 북한 선박이 최근 위치 신호를 차단해 행적을 감추는 의심스러운 활동을 포착했다고 밝혔습니다. 서혜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윈드워드에 따르면 제재 대상 북한 선박인 ‘회룡(Hoe Ryong)’호가 이달 중 14일 간 위치 전송 시스템을 끈 채 항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윈드워드가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신호를 추적한 결과, 이달 5일부터 6일 사이 회룡호는 중국 닝보-저우산 인근 해역에서 약 10시간 동안 AIS 신호를 끈 채 운항해 위치를 파악할 수 없도록 했습니다.

유엔이 지정한 자산 동결 대상인 회룡호가 중국 항구를 방문하면 중국이 강제적으로 이를 압류해야 하기 때문에 중국 해역에서 위치 전송을 차단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또 한국과 일본을 지나 동해를 순항하던 회룡호는 24일 북한 원산항 인근에 정박할 때까지 9일부터 14일 동안 행적이 묘연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윈드워드는 이러한 AIS 신호 전송의 간격이 “의도적일 수 있다”며, “항해 경로와 시간, 거리 등의 변수가 의심스러운 활동(suspicious activities (dark activity))을 시사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 측은 이러한 활동에 대해 파악하고 있는지, 제재 위반 활동으로 보는지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27일 오후까지 답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유엔 대북제재위 전문가단이 3월 공개한 연례보고서는 북한 화물선 회룡호는 2021년 7월부터 9월까지 활동하며 북한 석탄을 수출한 것으로 파악한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보고서는 “2021년 7월 북한 청진에서 중국 닝보-저우산으로 향하는 회룡호를 위성사진으로 분석한 결과 AIS 신호 일부만 전송하는 모습이 관측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해당 선박은 같은 해 8월 닝보-저우산에 도착해 물위에 낮게 떠있다가 9월에는 같은 해역에서 물 위로 높이 뜬 것이 관찰됐는데, 이는 북한산 석탄을 하역했음을 나타낸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유엔 안보리는 석탄을 대북제재 대상으로 지정해 수출을 전면 금지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단은 당시 보고서에서 석탄 수출을 위한 선박 대 선박 환적을 통해 북한이 하역한 화물에 대한 정보 등을 얻기 위해 중국 측에 문의한 결과 “2021년 중국에서 회룡호 등의 선박이 기항한 기록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기술했습니다.

한편 전문가단은 보고서를 통해 2020년 9월부터 2021년 8월까지 북한이 최소 64척의 선적을 통해 약 55만 2천 400톤의 석탄을 중국 근해 및 항구로 운송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2021년 4월 이후 북한의 수많은 선박들이 석탄을 싣고 항해한 것을 목격했으며, 그 중 몇몇 선박들은 닝보-저우산 해역으로 반복적으로 이동했다”고 밝혔습니다.

기자 서혜준, 에디터 김소영,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