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제 영어능력 평가시험인 토플(TOEFL·Test of English as a Foreign Language)을 주관하는 미국교육평가원(ETS)은 지난해 북한 응시생의 평균 점수가 87점으로 전 세계 평균과 동일하고, 한국보다 1점 더 높았다고 밝혔습니다. 2019년보다는 4점 더 오른 점수입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토플(TOEFL·Test of English as a Foreign Language)은 영어를 모국어로 쓰지 않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영어 구사능력을 평가해 해당 응시자가 영어권 대학에서 수학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척도로 활용되는 시험으로, 읽기와 듣기, 말하기, 쓰기 등 네 영역 각 30점 씩 총점 120점을 만점으로 하고 있습니다.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입수한 미국교육평가원(ETS)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 응시자의 읽기, 듣기, 말하기, 쓰기 4개 영역의 평균 토플 점수는 87점으로, 한국의 86점 보다 1점 더 높았습니다. (표 참조)

특히 북한의 각 영역별 점수는 읽기 22점, 듣기 23점, 말하기 22점, 쓰기 21점 등 4개영역 평균 87점으로, 전 세계 응시자의 평균 점수 87점과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각 영역별 점수는 읽기 22점, 듣기 22점, 말하기 21점, 쓰기 21점 등 4개 영역 평균 86점으로, 북한과 전 세계 응시자의 평균 점수 87점 보다 1점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 토플 평균 점수 87점, 한국 토플 평균 점수 86점, 그리고 전 세계 토플 평균 점수 87점은 읽기, 듣기, 말하기와 쓰기 등 네 영역의 평균 점수를 합쳐 가까운 정수로 반올림한 수치입니다. (All figures have been rounded to the nearest whole number.)
또 남북한 지난해 평균점수는 전년인 2019년에 비해 모두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2019년 남북한 응시자의 평균 토플 점수는 83점으로 지난 2019년 전 세계 평균 점수 83점과 동일했습니다. 전년인 2019년에 비교해 지난해 북한 평균 토플 점수는 87점으로 지난 2019년 보다 4점 상승했으며, 한국은 3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와 관련, 스르칸트 고팔(Srikant Gopal) 토플 프로그램 국장(TOEFL Program Executive Director)은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지난해는 코로나19로 모든 산업에서 전례없는 한 해를 겪었기 때문에 이러한 맥락에서 자료를 분석해야 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그는 남북한 및 전세계에서 토플 평균 점수가 증가했다면서 이는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에도 영어 실력이 비교적 높은 지원자들이 꾸준히 시험과 유학을 준비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고팔 국장은 지난해 코로나 19로 인해 응시자가 자신의 집에서도 기존 토플 형식으로 시험을 볼 수 있는 '토플 홈 에디션'(TOEFL iBT Home Edition) 프로그램도 실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북한에는 미국교육평가원(ETS)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시험 대행 기관이 없어 북한 국적 응시생들은 중국이나 유럽 같은 제 3국에서 토플 시험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일본에 거주하는 소수의 조총련(조선인총연합회) 한인들이 북한 국적으로 토플 시험에 응시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토플 시험 평균 점수에는 이들의 점수도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토플 시험을 응시하기 위해서는 여권 상의 영문 성명으로 신청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 여권 번호도 확인하기 때문에 북한 국적자가 아닌 응시자가 북한 국적자로 신청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미국교육평가원 측은 지난해 남북한 국적자의 토플 시험 응시 인원 수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