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 북핵 도미노 경고

북한이 돌연 핵무기 보유를 선언하면서 남한과 일본 등 주변국들의 핵무장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가 현실로 나타날 경우, 남한과 일본이 핵무장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고 이는 동북아지역의 안정에 심각한 불안을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북한이 실제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지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핵무기 보유여부를 판가름하는 결정적인 잣대는 핵실험인데 아직은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는 증거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입니다. 다만, 북한이 확보하고 있는 플루토늄의 양으로 계산할 때 북한이 최소한 1, 2기의 초보 수준의 핵무기를 보유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미 정보당국의 추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무기 보유 선언은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북한의 이번 선언으로 주변국들이 연쇄적으로 핵개발을 시도하는 이른바 ‘핵 도미노 효과’에 대한 우려가 높습니다. 특히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선언이 국제사회의 비확산 노력에 타격을 줄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군축문제 연구소인 ‘무기통제협회’의 폴 커(Paul Kerr) 선임연구원은 최근 자유아시아방송과 전화회견에서 북한과 이란의 핵 활동은 NPT 즉 핵확산금지조약의 이행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The activities of countries like North Korea and Iran are placing some strain on the regime."

커 연구원은 앞으로 북한의 핵 위협이 계속될 경우, 미국의 우방국들이 핵확산금지조약에 신뢰를 잃고 독자적으로 핵개발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미국의 안보전문가 그래햄 앨리슨(Graham Allison) 박사 역시 북한의 향후 핵 관련 행보가 남한과 일본 등 주변국들에 미칠 영향을 우려했습니다. 앨리슨 박사는 17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의 핵무기 보유가 선언 차원을 넘어 기정사실화될 경우, 앞으로 10년 이내 남한과 일본도 핵무기 보유국의 길로 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남한과 일본 두 나라 모두 대외적으로는 비핵화 약속을 재확인하겠지만, 내부적으로는 핵무장을 하나의 선택방안으로 논의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앨리슨 박사는 주장했습니다. 또 일본의 핵무장에 자극을 받은 중국이 대응에 나설 것이고 이런 상황은 과거 미국과 구소련 간 무기경쟁을 방불케 하는 미국과 중국 간 무기경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편 반기문 남한 외교통상부 장관은 북한의 핵 보유 선언 이후 지난 13일 미국 CNN방송과 가진 회견에서 남한의 핵 보유 추진 가능성에 대해 남한은 지난 91년 북한과 합의한 한반도 비핵화 원칙의 약속을 지킬 것이라며 부인했습니다. 이동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