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 보유 선언 이후 북한이 후속조치로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에 대해 엇갈린 견해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의 한 안보문제전문가는 지난 2003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북한이 지하핵실험 장소와 지하수 오염 문제로 핵실험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한 반면 독일의 시사주간지 슈피겔지는 한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머지않아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핵실험 가능성에 대한 이모저모를 이장균, 장명화 기자가 함께 살펴봅니다.
북한이 핵 보유를 선언한 직후 남한 정동영 장관이 국회에 출석해 북한을 핵무기보유 국으로 인정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했는데, 이 말은 핵실험 등 확실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배경으로 볼 수 있겠죠?
장명화 기자: 그렇습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정말 보유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핵실험의 징후가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은 아직 고농축 우라늄을 이용한 핵무기 개발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어 북한이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핵무기는 플루토늄일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문제는 플루토늄의 경우 우라늄탄에 비해 신뢰성이 적어 핵실험이 필수적이라는 점입니다. 핵개발 초기의 저급한 기술수준일수록 실험의 필요성이 더 크다는 것이 일반적인 얘깁니다.
남한의 국가정보원이 15일 국회정보위원회 보고한 내용에서도 같은 내용의 얘기가 언급됐죠?
장: 네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핵무기를 한두 개 가지고 있을 가능성은 있지만 무기형태는 핵미사일이 아닌 2차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핵폭탄처럼 비행기에 싣는 고공투하용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고 또 북한이 아직 핵실험을 했다는 증거가 없다, 핵탄두를 실을 수 있는 미사일 기술을 개발했다는 증거도 없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선언 이후에 북한이 어떤 추가조치를 취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요, 독일의 한 시사전문지는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을 언급했고 일본의 한 전문가는 그럴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등 엇갈린 견해가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장: 독일의 시사주간지 슈피겔지는 11일 독일의 권위 있는 안보연구소인 ‘헤센 평화.분쟁연구재단’의 한반도 전문가 요아힘 슈미트(Joachim Schmidt) 씨의 말을 인용해 머지않은 시기에 북한이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슈미트 씨는 북한이 핵실험을 한 뒤에야 핵 위협이 신빙성이 있는 것이 될 것이라면서 북한은 이미 최소한 6기에서 8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에 반해 일본의 안보문제 전문가인 다쿠쇼쿠대학의 시토시 모리모토 교수는 지난 2003년 발표한 한 논문에서 북한이 지하핵실험 장소와 지하수 오염 등의 문제로 핵실험을 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시토시 교수는 북한이 풍부한 지하수를 갖고 있어 만약 지하핵실험을 하게 되면 한반도 전체 지하수는 물론 동해까지 흘러들어가고 한반도 생태계는 물론 지형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런 배경에서 제3국에서 실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는데요, 이미 미국은 북한이 파키스탄에서 핵실험을 이미 했던 걸로 의심하고 있지 않습니까?
장: 네, 미국은 1998년 5월에 북한이 파키스탄의 사막을 빌려 핵실험을 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이 당시 위성을 통해 찍은 사진을 근거로 추정하고 있습니다만 당시 미국이 입수한 정보로는 파키스탄이 5월28일 핵실험을 실시하고 이틀만인 30일 두 번째 핵실험을 강행했는데요, 파키스탄은 당시 연이어 핵실험을 할 만큼 충분한 양의 플루토늄과 고농축 우라늄을 축적하지 못했기 때문에 두 번째 핵실험은 파키스탄이 북한과 공동으로 실시한 것으로 미국은 추정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