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기획 ②] 거름전투현장의 난맥상

서울-김지은 xallsl@rfa.org
2019-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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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시 해선협동농장에서 근로자들이 거름을 실어내고 있다.
개성시 해선협동농장에서 근로자들이 거름을 실어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북한은 김일성 시대부터 수십년 동안 새해가 되면 ‘신년전투’라는 이름으로 주민들을 거름생산에 동원하고 있습니다. 일명 ‘거름전투’로 불리우는 퇴비 생산을 위해 새해 벽두부터 주민을 동원하고 있지만 북한의 토양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북한의 식량 부족사태와 국제사회의 식량 원조 논의는 해마다 되풀이 되고 있는데요. 북한의 거름생산 실태와 그 문제점을 알아보는 기획 기사 ‘북한의 거름전투, 무엇이 문제인가’. 오늘은 두번 째로 거름생산전투 현장의 난맥상을 전해드립니다.

보도에 김지은 기자입니다.

신년사 녹음: “알곡생산을 결정적으로 늘여야 합니다. 농사의 주인인 농장원들의 의사와 리익을 존중하고 사회주의 분배원칙의 요구를 정확히 구현하여야 합니다”

현장음악: 사회주의 강국을 일떠세우리/ 향도의 당이 펼칠 찬란한 미래로/세대를 이어가며 곧바로 가리라/우린 멈춰 서지 않는다 우린 두려움을 모른다/ 우린 폭풍치며 나간다 사회주의 승리의 길로

지난 시간에는 거름생산전투 제도의 허점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요. 오늘은 이런 식으로 한 달 동안 진행되는 거름생산전투의 현장 분위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현지 소식통 녹음: “3일날 트럭에 비료 한 차씩 싣고 각 단위들 있잖아요? 농촌에 비료를 갔다 주는 것. 줄을 처(지어) 가지고 차들이 몇 십대 오는 게 얼마나 가관이던지. 인민위원회에서도 한차 가득 싣고, 발전소 그런데 각 단위마다 농촌에 실어가요”

하지만 거름생산전투에 나선 공장 기업소, 단위들의 요란하고 열띤 분위기는 그만 하루 행사에 그쳤다고 합니다. 설을 쇠고 첫날 거름생산전투 행사를 진행하고는 다음 날부터 뿔뿔이 흩어졌다가 오후에 형식적으로 모여드는 것이 전부라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소식통 녹음: “tv보니까 평양도 다 하고, 하루만 하고 안하데, 이틀만 하고 안해…”

소식통은 각 기관과 기업소에 배당된 밭에 자체로 농사를 지어 식량을 배급하도록 했기 때문에 기관 기업소별로 거름을 생산해 밭에 옮겨야 하는데 반드시 1인당 거름생산량을 채우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단위 책임자의 재량으로 거름실적에 관계없이 가을에 적은 량의 알곡이라도 무조건 노동자들에게 분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 녹음: “국가에서 밭을 심어가지고 직원들한테 (한 사람당 무조건 정해진 농작물을) 다 나눠줬어요. (작년에 나누어 준 식량이) 한 20kg 되겠지요. 국가에서 규정돼 있기 때문에 줘야 해요”

그렇다면 포전담당제를 실시하고 있는 협동농장들의 실태는 어떨까요? 포전을 할당받은협동농장원들은 농사작황이 잘 되면 좋은데 거름이 부족해 작황이 못 나오면 아주 어렵게 된다고 토로하고 있습니다.

소식통 녹음: “포전제를 (1인당) 2천평씩 줬어요. 수확하기 전에 한번 시에서 나와요. 한번 측정하거든요. 측정해서 나오는 수확량만큼 내가 내야 하는 거예요. 예를 들어 수확이 잘 안됐다 하면 1톤이 돼야 하는 밭에서 1톤이 안돼서 800을 내라 하지 않아요. 그런데 800이 안될 수도 있거든요. 정작 가을이 돌아올 때면. 그러면 분배가 없는거죠. 수확이 안 나오는데 어떻게 분배가 있어요. 내가 못 먹어도 바쳐야 되는 거예요. ”

포전담당제를 실시하는 농장들에서 정보당 수확고를 기준으로 국가가 가져갈 농작물의량을 정하기 때문에 농장원들은 자체로 거름을 생산하거나 비료를 돈으로 사들여야 하는데 가을걷이를 하고 나면 당국에서는 군량미를 거둬가고 있다고 소식통은 증언했습니다.

소식통 녹음: “인분은 다 자체로 집에서 분조별로 하거든요. 그걸 말려서 보드럽게 깨서 채로 걸러서 덩이는 덩이대로, 가루는 가루대로 해서, 산의 흙보산 같은 거 있잖아요. 그거하고 비료(인분) 있으면 약간 섞어서 포전에 나가서 그렇게 하죠. 퇴비를 내서 알곡을 수확하기 위해서 전투하는 거예요. 군량미는 매 농장마다 작업반을 통해서 걷어요. 군량미를 걷는 사람이 측정기를 가지고 와서 재거든요. 수분이 어느 정도 있는지. 그리고 말려서도 수분이 어느 정도 나가는지 재요. 또 예를 들어 매 농장마다 500톤 내라하면 또 매 농장 작업반마다 푸는(분활) 거죠.

소식통은 정작 가을이 되어 군량미를 바치고 나면 농장원들에게 남는 몫이 거의 없다며 사회주의 분배원칙을 철저히 지키겠다는 올해 신년사 내용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소식통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거름생산전투는 퇴비 지원을 빌미로 더 많은 군량미를 거둬 가기 위한 제도일 뿐이라면서 거창한 행사와 구호만 요란했지 북한 농장의 토질을 개선하는데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지 소식통 녹음: “비료 (지원해)주는것 만큼 나라에 쌀을 바쳐야 하죠. 비료는 지금 무상이라는 게 없어요. 작업반에서 비료를 줘서 누가 이만한 강냉이를 내라 하고 가을에 이만한 강냉이를 대라 하고 (비료가) 없으면 내가 가을에 주기로 하고 먼저 쓸 수도 있고. 그렇게 안 되면 못 쓸 수도 있고, 아니면 자체로 비료를 사서 쓸 수도 있고. (농장 시스템이) 이렇게 되는 거예요. 인분 못 내면 그만한 값을 돈으로 내는 사람도 있어요”

지금까지 서울에서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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