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북 비방전 중단하고 협상 복귀해야 ”- 뉴욕타임스

미국의 뉴욕타임스지는 3일자 사설에서 부시 행정부에 대해 북한을 상대하는 데 있어 비방전을 자제하고 지난 9월 타결된 6자회담의 성과를 실현하는 데 주력해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사설은 먼저 북한을 고약하게 부르면 통쾌할지 모르지만, 북한과 협상하는 일은 힘들고도 좌절감을 주기도 한다는 사실을 상기시켰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4년간 부시 행정부는 북한과 진지한 회담보다는 오히려 북한을 헐뜯는데 정력을 소비했으며, 그 결과 북한은 핵무기로 주변국들을 더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설은 지난 여름 미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언사를 자제하고 외교력을 구사한 결과 그해 9월 6자회담에서 북한이 원칙적으로 핵을 해체하고 비확산 조약에 복귀하며 국제사찰을 받기로 하는 등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상황은 반전되기 시작해 지금은 미국, 북한 양측 모두 비난받을 처지라고 지적했습니다.

실례로 사설은 북한은 4차 6자회담이 타결된 지 24시간 만에 핵계획을 해체하기 전에 민수용 핵이용권을 주장해 직격탄을 날렸고, 이에 맞서 미국은 돈세탁과 위조지폐 활동혐의로 북한 기업들에게 제재를 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미국은 북한과 제재 해제와 관련한 협상을 벌이길 거부했습니다. 그러자 북한은 차기 6자회담 개최를 거부하기로 했으며, 이에 맞서 주한미국 대사는 북한을 ‘범죄정권’이라고 규정하는 등 종전의 비방전으로 복귀했다고 사설은 지적했습니다. 사설은 대사의 발언이 정확할지는 몰라도 6자회담 참여국들이 민감한 외교를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공개적으로 그런 말을 하는 것은 문제라고 주장했습니다.

사설은 이어 차기 6자회담이 재개되면 새로운 강경파가 주도권을 쥘 것이고, 그러면 회담은 또다시 교착상태로 빠져들 것이라고 미국은 믿고 있는 것 같다면서, 그건 실망스러움을 넘어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끝으로 사설은 북한이 예측불가능하고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수단을 갖고 있음을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면서, 때문에 더더욱 세계는 지난해 9월에 나온 4차 6자회담의 약속을 저버릴 여유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변창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