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란 협상 발표로 국제유가 하락
2006.06.01
미국이 이란과 핵문제를 직접 협상하겠다고 밝힌데 힘입어 국제유가가 크게 떨어졌습니다. 그동안 이란 핵문제로 미국과 이란간의 무력충돌 가능성이 우려되면서 국제 유가는 계속 뛰어 올랐습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71달러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미국 서부 텍사스 중질유는 31일 전날에 비해 1달러 이상 떨어져 배럴당 70달러 40센트에 거래됐습니다. 이란과 직접 협상하겠다는 미국의 발표가 불안했던 국제 석유시장의 분위기를 반전시킨 겁니다. 미국의 라이스 국무장관은 이란이 우라늄 농축과 재처리 활동을 중단하고 이를 검증받는다면, 그 즉시 미국도 이란과 협상에 나서겠다고 31일 밝혔습니다.
Rice: As soon as Iran fully and verifiably suspends its enrichment and reprocessing activities, the United States will come to the table with our EU-3 colleagues and meet with Iran's representatives.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세 나라는 그동안 이란과 핵문제를 놓고 협상을 벌여 왔지만 별 진전이 없었습니다. 유럽은 정치 군사 그리고 경제적인 보상을 제시하면서 이란이 핵개발 계획을 포기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이 협상과정에 빠져 있어서 협상에 힘이 실리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결국 이란은 유럽과의 협상을 거부하고 핵개발 계획을 재가동했고, 미국과 유럽은 이란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해 경제제재를 가하는 방안을 추진해왔습니다.
이 때문에 국제유가는 지난 4월 배럴당 70달러를 돌파한 후 75달러까지 치솟아 사상최고치를 기록했었습니다. 그러다 석유수급 상황이 나아졌다는 소식에 힘입어 상승세가 조금 꺾여 있었지만, 이란 핵문제로 인한 불안감 때문에 여전히 기록적인 가격대를 유지해 왔습니다. 이란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석유를 생산하고 있는 만큼, 이란 핵문제를 둘러싸고 긴장이 조성되면 자칫 세유 석유수급에 큰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퍼져 있었던 겁니다.
미국이 이란과 협상을 시작해 이란 핵문제가 대화로 잘 풀리게 될 경우 국제 유가는 더 많이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석유 업계는 전망하고 있습니다.
워싱턴-김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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