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언론인, ‘북 실상’ 책자 발간…“북한은 낙원 아냐”

워싱턴-홍알벗 honga@rfa.org
2021.11.24
탈북 언론인, ‘북 실상’ 책자 발간…“북한은 낙원 아냐” 피터 오 기자가 쓴 책 'The People's Paradise'의 겉표지.
/RFA Photo

앵커: 탈북자 출신 재미 언론인이 북한에서 겪었던 자신의 경험담을, 직접 그린 삽화와 함께 풍자해 엮은 책이 발간돼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북한 주민이 믿고 있는 인민의 낙원은 애초부터 없던 것이었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DC에 있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언론인 피터 오(필명: 정영) 기자가 최근 ‘인민의 낙원(The People’s Paradise)’이란 제목의 책을 발간했습니다.

이 책은 1990년대와 현재까지 북한에서 실제로 있었고,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100개의 이야기들을 풍자 형식으로 삽화와 함께 엮은 것이라고 피터 오 기자는 말했습니다.

북한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내놓은 이 책의 삽화는 모두 저자가 직접 그렸습니다.

피터 오 기자: 불행한 일화들이, 북한에서 일어나는 황당하고 우스꽝스러운 일화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잊혀져 가는 것이 아쉬워서, 이런 것을 시대와 역사 앞에 남기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그런 의미에서 (책을 쓰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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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오 기자가 직접 그린 삽화. 식량이 부족한 북한 군인이 민가에 내려가 먹을 것을 훔치는 모습이다. /RFA Photo


그는 “수령이 잘못된 결정을 해도 무조건 따라야 하는 기계적인 삶을 사는 북한 주민들, 그리고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상가집 떡을 훔치는 한 남성의 이야기는 지금도 일어나 고 있는 현실”이라며 “돌아보면 북한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쓴웃음이 나오는 북한판 블랙코미디”라고 말했습니다.

책에 삽화를 그려 넣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북한 보위부에 재직 당시 삐라, 즉 한국에서 온 전단지를 소각하는데 “우연히 김씨 일가를 비판하는 만화를 봤고, 그때 수령을 비판해서는 안된다는 신념이 무너지면서 탈북까지 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피터 오 기자: 북한 주민들이 이 책을 본다면 북한을 ‘천국’이라고 (선전)했는데… “정말 우스꽝스럽고 황당한 사회에서 살았구나”라는 허탈감과 모멸감이 느껴지면 좀 더 북한 주민들의 의식이 깨어나는 그런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오 기자는 책을 판매해 모아지는 수익금 중 일부는 북한 내 정치범 수용소 등 구금시설에서 살다 숨진 이들을 기리는 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대북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국 비영리단체 ‘선양하나’의 윤상혁 대표가 13년 간 가족과 북한에 살면서 경험한 삶과 감동의 이야기가 담긴 책 ‘사랑으로 길을 내다’도 최근 출간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기자 홍알벗,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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