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중 칼럼] 북 내년 식량 사정과 개선책

박형중∙ 한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09.10.16
가을은 수확의 계절입니다. 지금쯤이면 금년도 농사 작황을 평가하고 내년도 식량사정이 어떠하겠는가에 대한 예측이 자주 등장합니다. 오늘은 금년도 작황, 내년도 식량 사정을 살펴보고, 마지막으로 식량 생산 증산 대책을 알아보겠습니다.

2009년도 북한의 벼농사 작황은 대체로 평년작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내년도 식량사정도 금년과 비슷할 것입니다. 그러나 걱정되는 면도 있습니다. 우선 옥수수가 흉작이라고 합니다. 수확이 최대 40퍼센트 가량 감소할 수 있다고 합니다.

2010년도 식량 사정은 2009년도와 비슷할 것입니다. 식량 가격도 대체로 유사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2000년대 중반과 비교하면 상당히 어려울 것입니다. 북한에 대한 식량 총공급은 2006년에 590만톤으로 최고수준에 도달했다가 2007-2009년 사이에는 470-490만톤 수준으로 뚝 떨어집니다. 쌀값은 2007년도에 1 킬로그램당 900-1000원대에서 2008년도에는 2800원대로 1년 사이에 거의 세 배로 급등합니다. 2009년도에는 3-4월 경에 1500원대였다가 8월 경에 2200원대에 도달합니다.

단기적으로 내년도 식량 상황 개선을 위해 북한당국의 책임이 막중합니다. 우선 북한 당국은 자체로 식량 수입을 증가시키기 위해 최대한 노력해야 합니다. 둘째, 북한 내부에서 식량에 대한 사재기와 매점 매석으로 인한 가격 폭등을 막아내야 할 것입니다. 셋째, 외부 지원을 받아 비료와 식량 공급을 늘려야 합니다. 이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입장은 대체로 동일합니다. 북한은 핵 문제를 비롯한 안보 문제, 경제개혁, 식량 분배 감시 등의 문제에서 협조적인 태도를 보여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단기 처방은 미봉책입니다. 중장기적인 식량 생산 증대 대책은 북한당국이 농업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전반적으로 농업 정책과 경제정책을 바꾸는 것입니다. 북한당국이 내놓은 대책이라 하면, 항상 비료 생산 증대, 전인민적 농촌 지원 강화 등의 정책입니다. 이러한 방식은 이미 수십년된 낡은 방식 실패한 방식입니다. 새로운 발상이 필요합니다.

첫째, 북한에서 식량자급은 어차피 불가능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수출산업을 일으켜 벌어들인 돈으로 식량은 수입해야 합니다.

둘째, 식량 생산자인 농민의 처우를 개선하고 생산의욕을 높여주어야 합니다. 현재 협동농장은 농촌 기득권 간부가 장악하고 있는 거대한 부실기업입니다. 협동농장은 사실상 농민 고리대와 농민 착취로 연명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협동농장을 해체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마지막으로 북한당국은 구호용 식량 원조를 받을 것이 아니라, 농촌 개혁 그리고 농업 구조 개혁을 위한 외부 원조를 받는데 노력해야 합니다. 식량원조는 해마다 되풀이 되는 미봉책입니다. 농촌개혁과 농업 구조 개혁을 통해 자체 생산능력을 늘리는 것이 궁극적으로 식량 문제 해결의 올바른 방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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